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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금영, 노래방 사업 접는다

아이디에스·르네코 등 인수 회사 매년 적자에

부채비율 717% 달해… "생존 하자" 특단 조치

알짜 사업부 매각 추진… 2월까지 절차 마무리


국내 노래방 기기 1위 업체인 금영이 노래방 사업을 정리한다. 지난 2012년 이후 잇따른 사업 확장으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나빠지자 주력 사업부를 매각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영은 현재 부산 소재 제조업체를 포함해 총 2곳의 인수 의향자와 노래방 사업부 매각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노래방 사업부를 물적 분할 한 뒤 이를 원매자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측이 노래방 사업과 관련한 부채와 미납 저작권료, 세금 등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만큼 총 매각 가격이 1,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영은 2월 말까지 잔금 납입 등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영의 최대주주(49.94%)인 김승영 아이디에스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노래방 사업부 매각은 금영과 아이디에스 모두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며 "다만 현재 검토 수준으로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금영이 지난 20년간 국내 노래방 기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 사업부'를 전격 매각키로 결정한 것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재무구조가 회사의 존폐를 위협할 정도로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노래방 반주기 시장을 거의 독점하던 금영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2년 아이디에스(중·소형 휴대폰 부품 사업)와 르네코(음향·통신장비) 지분을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한 회사들이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금영의 재무구조는 급속도로 나빠졌다.

★본지1월13일자 17면 참조

실제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4년 말 현재 금영의 부채비율은 717%이고 단기차입금은 416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성 자산은 2억원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적 또한 최근 3년간 악화일로를 걸으며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012년 554억원이던 매출액은 2013년 502억원, 2014년 452억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2년 301억원 손실을 낸데 이어 2014년에도 2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각과 같은 특단의 조치 없이는 회사의 생존을 도모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있는 셈이다.

지분 41.63%를 보유한 자회사 아이디에스를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도 고려됐다. 금영은 이번 노래방 사업 매각 대금 중 100억원을 활용해 아이디에스가 보유하고 있는 금영 주식 200만주(36.96%)를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자회사의 자본을 확충해 줄 방침이다. 아이디에스는 모회사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는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100억원 규모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래방 사업부 매각을 통해 아이디에스가 일부 자본을 확충해야 케이에스어소시에이트 등을 대상으로 한 제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디에스는 지난해 3월 자본잠식률 50% 이상과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 발생을 이유로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같은 해 8월 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의견 거절' 사유가 추가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다. 올 3월 15일까지 이 같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아이디에스는 자동 상장폐지 된다.

한편 음악 저작권료 약 15억원을 미납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계약이 해지된 금영은 불법으로 노래 반주기 내에 신곡 업데이트를 계속해 오다가 최근 피소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2일 김병국 금영 대표이사와 대리점 한 곳을 대상으로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음악 저작권 계약이 해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금영 노래 반주기에 신곡을 업데이트하고 운영하는 대리점들이 있어 금영 대표와 대리점을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박준석·백주연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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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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