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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속에 신규 오피스가 대거 공급되면서 서울 오피스 시장이 역대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비프라임급 빌딩에서 프라임급 빌딩으로 임차인이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지난해 4·4분기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임대료 상승률은 2분기 연속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거래가 많은 4·4분기에도 거래 부진이 이어지는 등 오피스 시장의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서울 프라임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13.4%를 기록해 전 분기(14.1%)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2분기 연속 감소세다. 권역별로 보면 도심 공실률은 15.6%로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떨어졌으며 강남권은 1.4%포인트 하락한 9.0%, 여의도권은 1.0%포인트 내린 15.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실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어둡다. 프라임 오피스빌딩의 공실률 하락은 '렌트프리'나 인테리어 비용 지원 등으로 인해 비프라임급에서 프라임급으로의 이전 수요가 많았던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 오피스빌딩 임대 팀장은 "도심 내에서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6개월 렌트프리가 만연한 상황"이라며 "IMF 직후나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4·4분기 명목 임대료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를 기록해 2분기 연속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통상 4·4분기는 임대료 상승률이 낮은 시기이기는 하지만 과거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 거래 시장도 공실률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4분기 거래가 종료된 주요 오피스빌딩은 8건(1조 1,5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상황 악화로 협상이 진행 중인 매물들의 거래 종료가 대거 지연됐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연간 전체 거래금액도 3조8,500억원에 그쳐 2012년 이후 처음으로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