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중 노조 사외이사 추천권까지 요구…경영권침해 논란 확산

현대중공업이 올해 흑자 달성을 위해 전 사장단의 급여를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노동조합은 회사 경영을 믿을 수 없다며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추천권을 포함한 경영 참여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노사가 하나로 똘똘 뭉쳐도 부족할 판에 노조가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회사를 살릴 대안으로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권 보장을 요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일방적 밀어 붙이기식이나 견제할 상대가 존재하지 않는 경영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사외이사 1인 추천권을 보장하고,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준비 단계부터 노조 실무자를 참여시켜 경영의 동반자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 같은 경영 참여를 통해 회사 경영상태와 자금 흐름, 전 사원이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결과물 등을 확인하면 전 구성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당선된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사외이사 임명권 확보와 인사위원회 노사 동수 등을 공약했다. 정기 주총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공약을 지키기 위해 사외이사 임명권 확보 카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사측은 ‘경영권 침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노사 간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3조2,495억원, 1조5,40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흑자 달성’에 사활을 걸고 초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모든 계열사 사장단은 급여 전액을 반납했으며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를 내놓고 있다. 또 사내외 행사와 연수를 중단하고 투자를 최소화하는 등 흑자를 낼 때까지 긴축경영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경영진을 중심으로 흑자를 내기 위해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야 할 상황에서 노조가 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강경 조항들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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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회사가 어려워질수록 노조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데 곤란해하고 있다. 2014년 회사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을 당시 노사간 첨예하게 대립하며 임금협상이 해를 넘겼고 지난해 역시 조선 대형 3사 가운데 가장 늦게 임금협상이 연말에 간신히 타결됐다. 경영난을 겪은 다수 회사의 노조가 협상권 일체를 경영진에 위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회사는 어려워지는데 노조는 점점 강성화하고 있다”며 “강성 노조로 회사가 제때 구조조정을 할 수 없어 이대로 가다가는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역시 노동조합이 투쟁 지침을 어긴 조합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투쟁의 강도를 높이며 경영 정상화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협상이 해를 넘기고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부 조합원이 집행부의 휴일근무 거부 지침을 어기고 조업에 나서자 이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특별 성과급 형태의 일시금으로 300만원 이상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15일 무기한 부분 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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