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주도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항마로 불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공식 협상이 넉 달 만에 개최된다. 이미 타결 이후 협정문 서명까지 마친 TPP를 의식해 RCEP 참가국들이 지지부진하던 협상의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RCEP 11차 협상이 15일부터 19일까지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세리가완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유명희 산업부 FTA교섭관이 수석대표로 나서며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도 협상 대표단에 함께 참석한다.
RCEP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해 세계 1~2위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 아세안 10개국 등이 1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주도의 TPP와 비견된다. 참가국 인구는 34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48.7%, 2013년 기준), 연간 교역은 10조 6,700억 달러로 전 세계 교역의 29%를 차지한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10차 공식 협상 이후 넉 달 만에 열린다. 특히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담 때 각국이 RCEP 타결 시점을 올해까지 1년 연장하기로 ‘RCEP 정상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후 처음 열리는 협상이다. RCEP은 현재 각국의 1차 상품 양허 수준 등 협상기본지침(모델리티)만 합의한 수준으로 발효 시기를 조율하는 TPP에 비해 속도가 더디다.
우선 인구 10억 명이 넘는 거대시장인 중국과 인도는 내수시장 보호를 명목으로 높은 수준의 서비스·투자·지식재산권 개방에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데다 TPP 협상에 서명한 일본과 호주도 느긋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타결 시점이 늦춰졌음에도 강력한 협상 동력 없이는 기한 내 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CEP 참가 16개국은 이번 협상에서 상품과 서비스·투자분야에 대한 시장 접근, 원산지 분야 협정문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올해 타결로 목표를 잡은 RCEP 공동선언문이 협상 가속화에 대한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연내 타결을 위해 우리 정부도 협상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