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증시 패닉 속 조용히 금융주 쓸어 담은 사모펀드



최근 유럽과 일본 금융주의 급락으로 국내 금융주의 하락 폭이 커지자 ‘큰 손’ 자금이 모여있는 사모펀드가 움직이고 있다. 건전성 위기에 놓인 해외 금융주와 달리 국내 금융주들은 실적이 양호하고 배당성향을 꾸준히 높이고 있어 이번 하락장을 자금력 있는 사모펀드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사모펀드는 KB금융을 138억원 어치 사들여 SK하이닉스(271억원)에 이어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사모펀드는 신한지주와 BNK금융지주도 각각 101억원, 15억원 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에 금융주들이 다수 올랐다. 특히 국내 금융주가 일제히 폭락한 지난 11일 신저가를 경신한 KB금융을 40억4,900만원 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주의 폭락세가 심상치 않지만 사모펀드 매니저들이 투자바구니를 금융주로 꼭꼭 채우는 것은 그만큼 최근의 낙폭이 펀더멘털(기초여건) 대비 지나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금융위기나 은행권 부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투자심리가 공포감에 휩싸여 주가가 크게 떨어진 만큼 매수 적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월가의 사모펀드 매니저들도 은행주 바닥을 선언하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유명 사모펀드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유럽 은행주를 매수하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채권 펀드업체 핌코도 은행권이 발행한 채권을 사들였다. 또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올 들어 40% 폭락한 크레디트스위스(CS) 지분을 5.03%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특히 유럽 은행들과 달리 국내 은행들은 추가 부실 우려가 낮다는 분석이다. 양호한 실적과 높아지고 있는 배당성향 에 오히려 차별화된 경쟁력이 재조명되며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글로벌 은행과 달리 별로 없다”며 “작년 4·4분기 은행주의 실적 선방으로 오히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주의 총자산이익률(ROA·기업 순이익/자산총액)은 0.4%로 독일(0.23%), 일본(0.37%) 대비 양호한 편이다. 반면 PBR는 평균 0.4배 수준이고 일부 은행은 0.3배까지 낮아진 상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은 커졌지만 은행주의 주가와 이익 추정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거나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익전망 상향과 함께 대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배당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주요 은행주의 현금배당 총액은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인데 정부 정책과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데 은행들이 적극 나서면서 배당금을 늘린 결과다. 특히 신한금융은 2001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인 6,310억원(주당 1,2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KB금융 역시 역대 최대인 3,786억원(주당 980원)을 배당총액으로 책정했다. 아직 배당 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도 배당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서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IS본부 차장은 “계속되는 저금리로 배당주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담배, 통신, 식음료 등 전통적 배당주들은 고평가돼 있어 있다”며 “금융섹터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고 배당률이 높아 배당목적의 투자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갑 연구원도 “자본정책의 변화에 따라 자본비율이 높은 KB금융, 신한지주는 배당 측면에서 매력이 높고 기업은행도 배당 증가에 대한 기대로 접근하기 좋다”고 강조했다.


박민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