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철마다 되풀이하는 방산비리 근절 약속

정부는 방위사업청의 모든 사업을 상시 감독하는 개방형 공무원 직위인 '방위사업감독관'을 둬 방산비리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비리와 연루된 업체에 대해서는 최대 2년까지 입찰을 제한하고 방사청 퇴직 공무원과 군인의 직무 관련업체 취업제한 기간을 퇴직일을 기점으로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최근 잇따르는 방산비리에 대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일반 공무원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방산비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28일 발표한 '방위사업 비리 근절 근본대책'의 근본 취지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방산비리가 원천 차단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이날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이 성능미달의 해군 소해암 기뢰 제거 장비를 미국 군수업체로부터 지나치게 고가에 고입했다는 해군전력증강사업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은 미리 지급한 선금에 대해 보증서를 작성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해 5,500만달러를 떼일 처지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건당 수억달러씩 하는 방위사업의 규모뿐 아니라 국제 무기 거래 관행에 비춰봐서도 이번 정부 대책이 비리를 원천 차단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례로 문제가 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비리 등과 관련해 무역대리점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조항이 신설됐지만 얼마든지 이를 피해 가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 방산업계의 목소리다.

방산비리는 1993년 율곡비리 사건 이후 정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요즘에는 아예 철마다 반복한다. 방산비리와 다람쥐 쳇바퀴 식의 정부 대책이 허망할 뿐이다. 방산비리의 원천차단은 조직이나 인사제도 변경 못지않게 상벌 원칙이 얼마나 제대로 시행되는지가 핵심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