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청년들, 한국을 떠나라는 건가

박상근 세무회계연구소 대표

박상근 세무회계연구소 대표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에서 청년들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신조어는 '헬 조선(hell:지옥+조선)'과 '수저 계급론'이다. 헬 조선에는 취업과 결혼이 어려운 희망 없는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 20~30대 청년 세대의 대한민국에 대한 냉소적인 생각이 담겨 있다. 수저 계급론은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평생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빈부 격차가 고착화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국내의 한 종편 TV채널이 청년들을 상대로 헬 조선 현상에 대해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이 싫어 이민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83%에 달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힘든 이유로 57%가 '정치 불신'을 꼽았다. 다음으로 15%가 '빈부 격차'를, 10%가 정규직·비정규직 등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했다. 청년들이 꿈꾸는 세계를 정치권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신이 헬 조선 현상을 불러왔다.

19대 국회는 4년 임기 내내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국민에게 희망은커녕 경제·사회적으로 불안감만 안겼다. 여야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몰두해 입법권을 포기한 4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는 2~3%대의 저성장이 고착화했다. 지난 2012년 경제성장률이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7%에 머물렀다. 장기 저성장으로 가계는 소득 감소, 자영업자는 일감 감소, 정부는 세수 감소에 내몰렸다. 특히 저성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로 청년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로 1999년 통계기준 변경 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체감 청년 실업률이 20~3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또한 올해부터 60세 정년 연장으로 청년 고용 절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은 노동개혁 관련법을 정쟁의 볼모로 잡고 있다. 대통령은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 및 경제 활성화 관련법의 국회 통과를 여러 차례 절박하게 호소했지만 국회는 응답이 없다. 이런 가운데 청년들과 부모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더구나 작금의 3~5세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교육부·지방의회·교육청 간에 벌어지고 있는 보육 대란을 보면 청년들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겠는가. 아이 1명을 대학까지 교육하는 데 3억여원이 들어가고 평생 저축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데 전세 대란이 수년째 계속되는 대한민국에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맡길 생각이 있겠는가.

청년들은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다.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인 '초저출산'과 '잠재 성장률'도 청년들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청년들을 홀대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 국회가 나서 취업 대란, 보육 대란, 전세 대란 등 청년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가 보인다. 헬 조선의 원인 제공자는 정치권이다. 이들이 변하지 않으면 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하고 대한민국을 떠나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려 있는 3포 청년들이 직접 정치권 심판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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