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쉽지 않은 중견기업 매칭… 청년인턴제 사업 어쩌나

중소·벤처협회들 유치 나서지만 인턴 채용 기업 적어 '전전긍긍'

"시장 수요 무시한 할당이 문제… 강소기업 위주 확대도 고려해야"

중견기업연합회와 이노비즈협회, 벤처기업협회 등이 정부정책에 따른 청년인턴제 사업을 위해 중견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청년인턴제 운영기관들이 고용부 정책 변화에 따라 중견기업 청년인턴 자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매칭이 쉽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기존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주도적으로 운영해왔던 이노비즈협회와 벤처기업협회, 메인비즈협회 등 중소·벤처기업 관련 협회들은 올해 본격적으로 중견기업 인턴을 대거 할당받았지만 중소기업과 다르게 매칭이 쉽지 않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5만 명을 대상으로 청년취업인턴제를 계획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는 강소·중견기업의 비중을 지난해보다 2배 늘린 3만명으로 책정했다. 청년취업인턴제는 참여 기업에 인턴기간인 3개월 동안 18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1년 이상 고용 유지시 최대 390만원의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올해는 청년들에게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중견기업을 대상에 포함시켜 대략 1만5,000명의 인턴 자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중견기업들이 실제로 활발하게 인턴 채용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중견기업 인턴 채용을 실시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중견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견기업연합회조차 지난해 2,000명의 인원을 강소·중견기업으로 할당받았지만 대략 250명의 인턴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가장 청년취업인턴제를 활발하게 해온 이노비즈 협회도 지난해 목표 인원 대비 매칭률이 10% 정도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않고 무리하게 할당부터 내린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는 인력 수급이 어려운 기업들에게 인재 탐색과 채용에 따른 시간 부담과 비용을 경감시켜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는데 중견기업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것. 실제로 상당수 중견기업에는 인재들이 충분히 몰리고 있고 검증이 덜된 지원자를 채용해 단기적으로 40만원의 지원금을 얻기보다는 회사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를 뽑겠다는 니즈가 훨씬 강하다는 평가다. 한 중소기업 관련 협회 관계자는 "사실 대부분 협회들이 중견기업과 관련된 네트워크가 특별히 있는 게 아니라 채용 공고가 뜨는 회사를 일일이 찾아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10곳 중에 한곳 정도나 관심을 보일까 말까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위탁 운영기관이 중견기업에 일일이 다가가는 지금과 같은 이른바 '멘땅에 헤딩'하는 접근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좋은 일자리를 넓게 소개한다는 취지는 살리기 위해서라면 중견기업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는 월드클래스 등 정부 인정 강소기업을 위주로 인턴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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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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