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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금융당국이 인사 때문에 술렁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인사가 지연돼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분위기고, 금융감독원은 반대로 전격적인 인사 조치의 후폭풍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로 예상했던 1급과 국·과장 인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실무진이 일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끼리 인사 구도를 그려보는 이른바 '복도통신'의 여러 버전이 돌아다니더니 급기야 증권가에서 만든 정보지에 금융위 예상인사가 등장했다. 이 때문에 공무원의 복무기강을 담당하는 인사혁신처가 금융위에 경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여러분이 보기에는 내가 성공한 관료 같지만 나도 가고 싶은 자리에 간 횟수는 딱 세 번"이라며 "가고 싶은 자리 가려고 힘쓰는 사람 치고 잘 나가는 경우 못 봤다. 인사는 수요가 모이면 한꺼번에 할 것이니 일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함구령을 내렸다.
반면 금감원은 설 전후 예고 없이 단행한 국실장과 팀장 이하 인사로 뒤숭숭하다. 1960~1961년생을 기준으로 약 30명에 가까운 인물이 보직에서 한꺼번에 빠진 탓이다. 보직에서 물러난 인사들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까지 1년 이상 시간이 남아 있다. 금감원은 이들에게 금융회사 검사업무 지원이나 학교 및 군부대 금융교육을 맡길 계획이다. 과거에는 보직에서 물러날 경우 손을 놀리다가 금융회사 감사 등에 재취업하는 전철을 밟았다. 그러나 저축은행 사태와 세월호 사태 여파로 공직자윤리법이 강화하면서 금감원 퇴직자가 곧바로 금융회사에 이직하는 길은 사실상 막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장 논란 없는 기준은 나이밖에 없다"며 "금감원에서 쌓은 경험을 사회에서 펼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세원·조민규기자 w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