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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고지대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레이더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전자파가 도심 거주지역에 피해를 주고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군의 한 관계자는 15일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한국의 (산악) 지형적 특성을 고려할 때 산과 같은 고지대에 설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과 같이 기복이 심한 지형에서 사드를 저지대에 배치할 경우 주변의 산과 언덕에 가로막혀 레이더 빔을 멀리 쏠 수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의 3.6㎞ 앞에 63빌딩보다 더 높은 건물이 있다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사드를 높은 산과 같이 인적이 드문 곳에 배치하면 레이더 전자파가 지역 주민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하기 위해 레이더 빔이 보통 지표면과 수십도의 각을 이루도록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종말 모드'로 불리는 사격통제용(TM) 레이더는 적 미사일이 하강하는 종말 단계에서 사드의 요격미사일을 유도하기 위해 주로 상공을 지향하기 때문에 레이더 빔과 지표면의 각이 클 수밖에 없다.
TM 레이더 빔과 지표면의 각은 5도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주한미군이 운용할 사드의 TM 레이더도 북쪽 상공을 향해 지표면과 수십도의 각으로 빔을 발사하게 된다.
이와 달리 조기경보용(FBM) 레이더는 적 미사일이 상승하는 단계에서 탐지하는 데 초점이 있는 만큼 지표면과 레이더 빔이 이루는 각이 작다.
미군이 괌에서 운용하고 있는 사드의 TM 레이더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지표면과 레이더 빔 각을 5도로 유지할 때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는 100m로 나왔다.
레이더 빔 각을 수십도로 높이면 인체에 영향을 주는 범위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사드가 TM 레이더라는 점과 고지대에서 운용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주민이 레이더 피해를 볼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육군 교범에 피해 범위가 과장되고 수치마다 달라 잘못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측에 수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드 레이더 앞에 6개의 발사대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다"며 레이더에 민간인이 접근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한 장관은 "실제 레이더파를 걱정해야 할 사람은 주민들이 아니라 그 기지 내에 근무하는 장병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드의 TM 레이더가 지표면과 수십도 각으로 빔을 쏠 경우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 전자장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남는다. 괌에 배치된 사드의 TM 레이더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민간항공기의 경우 레이더에서 2.4㎞, 전투기는 5.5㎞ 이상 떨어져야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