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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천태만상의 우리나라 청중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사투리가 있다. 필자는 여러 지방에서 노래할 기회가 있었고 자연스레 각 지역 청중들에 대한 남다른 느낌이 있다.

서울, 경기의 청중은 역시 제일 세련 되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가장 좋은 공연들이 수도권, 특히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이 지역의 청중 분들은 음악회의 집중도가 굉장히 높고 무엇보다 언제 박수를 치고 언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좋은지도 확실히 알고 있다. 어떤 시점에 앵콜을 받아내야 하는지도 잘 알고 계신 것 같다. 필자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서울사람이다 보니 때론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강원도는 바닷가 쪽으로 갈수록 청중들의 반응이 뜨겁다. 바로 얼마전 강릉에서 강릉시립교향악단과 신년음악회를 함께 했는데 첫 시작부터 어찌나 좋아해 주시던지 그 열정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충청도는 반응이 살짝 느린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느리다기 보다는 감정 표출에 있어서 직접적이지 않다라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렇다고 청중 분들의 반응이 차갑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필자는 청주, 충주, 대전 등 대표적인 충정도의 도시에서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갈 때마다 뜨거웠던 공연장의 열기를 잊을 수가 없다. 다만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여러 말로 칭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상도는 북도와 남도가 조금 틀린데 북도의 청중은 매우 근엄하다. 웬만한 감동 없이는 큰 박수가 나오기 조금 힘든 곳이다. 하지만 정말 찐~한 감동을 받으면 격하게 좋아라 하신다. 필자가 안동에서 단독 콘서트를 할 때 일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의 도시 안동! 공연전 관계자 한분이 필자에게 "안동의 청중은 매우 점잖아서 다른 곳에 비해 박수가 좀 덜 나오더라도 이해하라"는 귀뜸을 해주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자 반전이 일어났다. 열심히 노래하는 필자의 노력이 하늘에 닿았는지 그 날 공연장은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얼마나 기쁘던지…. 반면 경상남도는 항상그냥 뜨겁다~! 감정 표현에 거침이 없고 터져 나오는 박수에는 우렁찬 무언가가 있다. 특히 바닷가로 갈수록 그 뜨거움은 더욱 활활 타오른다! 필자는 부산을 매우 좋아한다.

전라도도 북도와 남도의 차이가 있다. 북도의 청중들은 조금 젊잖다. 하지만 풍류의 지방이다 보니 공연을 즐기는 표정은 매우 밝다. 작년 4월 익산 예술의전당 개관기념 음악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청중들께서 어찌나 즐겁게 공연을 즐기시던지 노래하는 필자가 오히려 그 즐거움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왔다. 그리고 전라남도는 정~말 흥이 넘친다. 그리고 훌륭한 노래나 연주가 끝나고 난 후 청중의 반응은 정말 뭐라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찐~~하다.

음악은 곧 즐거움이며 감동이다! 이것은 어느 곳, 어떤 청중들과도 교류하게 해주며 가슴속 뜨거움을 나누게 해준다. 즐거움과 감동이 있는 무대 예술가! 필자가 성악가로서 꿈꾸는 목표이자 미래이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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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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