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 강남·TK에도 전략공천 길 연다

이한구 "모든 광역시도별로 최대 3곳 우선추천"

후보간 합의안되면 당원배제 경선

진박도 배려… 물갈이폭 더 커질듯

공천관련 브리핑하는 이한구 위원장
/=연합뉴스


이한구(사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대 총선에서 모든 광역시도별로 최소 1개에서 최대 3개 지역구를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후보자들 간에 경선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원을 배제하고 일반국민으로만 경선을 실시하겠는 방침도 내놓았다. 이렇게 되면 비박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남과 대구·경북(TK) 등지에서도 전략공천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TK 진박'과 같은 정치신인들도 한층 유리한 입장에 놓이면서 계파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16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당헌·당규를 토대로 여성·청년·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를 위한 배려가 필요한 지역구나 기존 후보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구 등 두 가지 경우에 우선추천지역제도를 활용하겠다"며 "원칙적으로 모든 광역시도에서 최소 1개, 최대 3개까지 우선추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는 "서울 강남이나 TK 등은 우선추천지역제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으나 공관위의 이번 방침으로 당의 우세지역에서도 경선 대신 단독 후보를 꽂는 전략공천의 길이 열렸다.

다만 우선추천지역제도가 당장 'TK 진박'들의 국회 입성을 위한 발판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종섭·윤두현·이재만 등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진박들 역시 경쟁력 평가의 대상이 되는 '기존 후보자'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대신 공관위는 정치신인인 진박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경선이라는 시스템으로 신인들한테 지나친 차별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지역구별로 후보자 간 합의가 안 되면 신인들의 입장을 고려해 원칙적으로 '일반국민 100%'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당원 조직력에서 현역을 따라가기 힘든 정치신인들이 한결 수월한 환경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공관위가 18일 안심번호로 전환한 지역구 당원번호를 일괄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도 당원 명부를 제대로 확보하기 힘든 신인들을 위한 배려다.

비박계의 한 관계자는 "당 기여도를 무시한 채 외부 영입인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경선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역 물갈이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더해 현재까지 계파 신경전 속에 기준 마련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은 '현역 컷오프'가 공관위 심사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면 물갈이 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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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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