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거대한 변화의 시작 '20세기 초반' 어떤 음악이 연주됐는지 궁금했죠

피아니스트 손열음 '모던타임즈'로 3년만에 리사이클

1910~1920년대 곡 중심 구성

동양에서 자라 서양 음악하는 자신의 대한 정체성 고민도 담아

리사이틀 '모던 타임즈' 앞둔 손열음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피아노 리사이틀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손열음(30)이 첫 리사이틀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2월 20일 서울 강동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4일 대전 예술의전당,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 전국 10곳의 무대를 찾을 예정이다.

이번 리사이틀의 주제는 '모던 타임즈'다. 지금부터 100여 년 전인 20세기 초반 작곡된 곡을 중심으로 손열음이 직접 프로그램을 짰다. "1910년~1920년대라는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백 년은 그 이전의 인류 역사를 통째로 바꾸어 흔들 정도로 여러 변화와 변혁이 끊임없이 이어진 시대라고 생각해 줄곧 동경해왔다. 당시 어떤 음악들이 만들어지고 연주돼 시대의 흐름을 바꾸어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시작이었다." 17일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과 만난 손열음의 설명이다.

이번 주제에는 동양에서 나고 자라 서양 음악을 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자신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기도 하다. 손열음은 "동양인으로서 유럽 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나에게 '너 왜 우리나라 음악을 하냐'는 서양인들도 많고 스스로도 그 사람들의 정신을 내가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 것이냐는 막연한 의문도 들었다"며 "하지만 1910년 한양에서 이미 베토벤과 브람스를 듣는 사람들이 많았고 백 년에 걸쳐 그 문화가 성숙했으니 내 세대쯤 오면 그들의 음악을 내 음악으로서 느끼는 게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그런 주제 의식을 좀 더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택한 작곡가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스페인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일생을 보낸 모리스 라벨,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슈인 등이다. 손열음은 "이들 작곡가를 말하자면 당시의 코스모폴리탄(범세계인)이다. 출생지를 떠나 외국에서 일생을 보내고 신문물에 관심이 많았으며 다면적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서구에서 주로 활동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살고 있는 나와 비슷한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 이어 "원래도 좋아했던 작곡가들인데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며 심각하게 사랑에 빠졌다"며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은 굉장히 기교가 많고 복잡한 음악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훨씬 정신적인 음악을 하는 작곡가다. 나의 연주를 통해 그런 면이 좀 더 알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주회의 곡들은 음반으로도 만날 수 있다. 쇼팽 녹턴 앨범 이후 8년 만의 새 음반이다. 음반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를 통해 동명의 타이틀 '모던 타임즈'로 17일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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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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