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통화스와프 등 안전판 시급" "시장서 옥석 가려지는 과정"

■ 중국發 금융불안 위기론 vs 신중론

일각선 "美 금리인상 땐 中 자금유출 가속" 예상

"진짜 위기는 수출… 換문제로 봐선 안돼" 지적도

당국도 "위안화 변동성, 시장서 과민반응" 신중

한국경제 학술대회1
한국경제학회가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개최한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제1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송은석기자

중국발 금융 불안을 놓고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도 위기론과 신중론을 오가는 논쟁이 벌어졌다. 경착륙 가능성이 높은데다 글로벌 투기자본의 공격까지 받고 있어 위기 파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중국 경제가 수출주도형 과잉생산 체제에서 내수주도형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체질이 '건강'해지는 신호라는 분석까지 다양한 분석이 등장했다. 향후 위안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방향에는 대부분 동의했지만 그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경쟁적 도입으로 벌어지고 있는 환율전쟁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경제학회는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금융 시장 불안을 반영한 듯 이날 단연 언론의 관심을 받은 학회는 '위안화 환율변동과 한국의 정책과제'를 다룬 한국국제금융학회와 아시아금융학회였다. 사회를 맡은 하성근 금융통화위원은 "우리나라,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팩터가 중국 경제인데 중국 경제의 면화가 아주 중요한 정책적 이슈"라며 심포지엄 주제 선정의 배경을 말했다.

위기론의 핵심은 중국이 경착륙 위기에 글로벌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자본유출을 겪으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중국 외환보유액이 한 달에 1,000억~1,100억달러씩 줄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3조2,000억달러가 내년 6월 1조5,300억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충격에 대비해 신축적 관리변동식 환율 운용, 통화스와프 확충, 중일 경제협의체 참여 등 안전판 확대를 주문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겹칠 경우 중국발 리스크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높이면 자본유출이 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중국 경제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성장 탄력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위안화의 변동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안화의 급격한 변동은 수출주도로 과잉생산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윤덕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안화의 급격한 변동은 미국의 이자율 정상화 정책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살아나면서 금융 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지는 과정"이라며 "급격한 환율 상승이나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도 "위안화 변동성은 시장에서 과민반응하는 게 맞고 거기에 따라 우리나라 시장도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과도하게 해석해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인 환율전쟁에 휘말리면 안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외환 당국이) 절대 환율 전쟁이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며 "진짜 위기는 중국이 구조조정에 성공한 뒤의 수출 경쟁력 악화인데 산업 측면에서 봐야지 중국 경제의 경쟁력 회복을 환율 문제로 처리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이 '시장경제의 바른 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 사장은 "현대 경제학의 딜레마는 사유재산권을 지켜야 하는데 사회적 복지를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거둬가야 한다"며 "경쟁에서 승리한 이들의 소득 출연 없이 사회복지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산권 보호를 어느 정도 이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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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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