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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지능형 기가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4차 산업혁명은 '완전한 기회'입니다. 대기업들은 산업의 벽을 뛰어넘고 창의성을 가진 중소기업이 글로벌로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황창규(63·사진) KT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찬 연찬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황의 법칙' '기가 전도사'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승부수였다. 그는 지난 2002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시절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발표했고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8년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4년 KT 회장이 된 뒤 기가 인프라를 강조하며 기가 전도사로 자리 잡았다.
적자에 허덕이던 KT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기록해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재작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효과 덕이기도 하지만 그가 기가 인프라를 강조하면서 지난해 2·4분기까지 감소세를 면치 못하던 KT의 초고속 인터넷 매출이 3·4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 대한민국 통신 130주년 때 4차 산업혁명을 처음 언급한 황 회장은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기존 산업과 ICT의 융합은 필수이고 이는 기가 인프라 위에 모든 산업 간의 장벽을 허무는 작업은 인프라, 차별화된 기술, 노하우를 모두 갖춘 한국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황 회장은 이날 "다른 국가의 4차 산업혁명은 ICT와 제조업의 결합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한국은 모든 산업 분야를 융합하는 한 단계 진화된 ICT 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잘 활용하면 현재의 경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할 수 있으며 이는 창조경제와도 맥이 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특히 △스마트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을 5대 미래 융합 서비스로 제시하고 이를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데 앞으로 KT가 구체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0년까지 융합 서비스에서만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KT컨소시엄의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도 그의 혁신 도전으로 꼽힌다.
황 회장은 "목포중앙병원의 스마트에너지 혁신, 유전체 분석 등 바이오 인포매틱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K뱅크 등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해 KT가 그동안 노력한 구체적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