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충분한 수면·휴식, 면역력 키워야

피곤하면 찾아오는 입술포진… 헤르페스가 원인

<건강면, 톱 사진>


● 구순포진

일교차 커 면역력 떨어지는 시기 빈발

입 주위에 물집, 가려움·발열 등 호소

보호제 자주 발라 입술 건조 막고 컵 등 개인용품은 따로 사용을

● 대상포진

체내 잠복하던 수두 바이러스… 나이들어 면역력 저하때 활성화

백신 맞으면 발병률·통증 적어… 50세 이상은 年 1회 접종하도록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연일 강행군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부르튼 입술이 또 다른 화제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홍 장관과 입술이 연관 검색어로 나오고 헤르페스 감염, 대상포진 등 관련 질환에 대한 질의응답이 많아지고 있다. 뉴스 등에서 홍 장관의 입술 위쪽 수포성 상처를 본 전문의들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단순 포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증 유무를 살펴봐야겠지만 입술 위쪽에 작은 물집이 모여 생긴 상처임을 감안할 때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단순 포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질환은 발생 부위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크게 단순 포진과 대상포진으로 나뉜다. 단순 포진 중에서도 홍 장관의 경우처럼 입술 쪽에 생기는 것을 '구순 포진' 또는 '입술 포진'이라 부른다. 입술 쪽에 주로 생기는 것은 입술 점막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나 요즘처럼 일교차가 극심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단순 포진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

구순 포진은 우리나라 인구의 30~40%가 한 번쯤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구순 포진은 바이러스 감염 즉시 나타나기보다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감염 후 바이러스가 피부 주변의 신경 세포 속으로 침투해 1~3주 정도 잠복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됐을 때, 또는 피로하거나 면역력이 감소하면 증상이 나타난다.

입 주위에 물집이 생기면서 가려움증과 따가운 증상을 유발한다. 입술 주변에 발열이나 두통·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물집이 터지면서 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재발할 가능성도 높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체내에 잠복한 상태로 남아 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재활성화해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초기 감염 시에는 주로 구내염이나 인후두염 등의 감기 증상으로 나타난다"며 "재발하는 경우에는 입술과 입술 주변, 구강 내 점막, 입천장 등에 단순 포진 형태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구순 포진 증상은 대개 1~2주 내 저절로 사라지나 얼굴의 다른 부위 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 발생 초기에 항바이러스제 연고를 바르면 증상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며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구순 포진을 예방하려면 입술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입술 보호제를 자주 발라주고 수건은 뜨거운 물에 삶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순 포진에 감염된 사람과는 물컵과 빨대 등 개인용품을 함께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순 포진과 함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주의해야 하는 또 하나의 바이러스 질환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성화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소아기에 감염돼 수두를 일으킨 뒤 신경을 타고 신경절로 이동해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은 신경이 있는 부위이면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잘 발생하는 부위는 몸통이나 엉덩이 부위이다. 심한 통증과 감각 이상이 나타나며 이는 1~3일간 나타난다. 그 후 붉은 발진, 물집이 나타나며 열과 두통이 동반돼 나타날 수도 있다. 좌우 대칭적이 아닌 한쪽에 발생하며 수포는 2~3주간 지속되다가 딱지로 변한다.

증상이 호전돼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는데 통상 발진이 사라지고 1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한다. 노인 환자의 30% 정도는 이런 대상 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통증이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은 항바이러스제를 먹거나 주사 등으로 치료를 하며 통증 조절을 위해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의 경우 구순 포진이나 단순 포진과 달리 예방백신이 출시돼 있어 예방이 가능하다. 백신을 접종할 경우 대상포진 발생률은 절반으로 떨어지며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은 40%가량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50대에서는 백신의 유효성이 70% 정도로 높다는 것이 임상시험에서 입증된 바 있다. 대상포진은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거의 걸리지 않으므로 백신은 50세 이상에서 1회 접종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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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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