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보해양조의 도 넘은 주류 마케팅

보해양조 임지선 대표보해양조 임지선 대표




보해양조 ‘부라더소다’보해양조 ‘부라더소다’


보해양조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보해양조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


21일 서울의 한 편의점 음료수 매대에 나란히 진열된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21일 서울의 한 편의점 음료수 매대에 나란히 진열된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





음료수를 연상케 하는 ‘부라더소다’ TV 광고음료수를 연상케 하는 ‘부라더소다’ TV 광고


#. 서울 삼성동에 사는 중학생 김나영(15)양은 얼마 전 편의점에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식품 판매대에 진열된 ‘부라더소다’ 제품을 무심코 구입한 뒤 집에서 마셨는데 엄마한테서 술 냄새가 난다는 핀잔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양은 “삼각김밥 옆에 놓여 있길래 당연히 음료수인줄 알았다”며 “계산하는 편의점 직원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아 술이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고 말했다.

보해양조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저알콜 탄산소주 ‘부라더소다’에 대해 도를 넘는 마케팅을 펼쳐 비난을 사고 있다. 일선 편의점에는 삼각김밥·도시락, 음료수 등이 놓인 매대 자리에 제품을 함께 진열해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주는가 하면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광고도 음료 광고라는 오해를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올 초부터 수도권에서 대대적으로 부라더소다의 판촉 활동에 돌입했다. 지방 주류업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 공략에 뛰어든 것이지만 시중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무리한 마케팅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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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편의점에서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보해양조 수도권 영업사원들의 요청을 받은 일부 편의점들이 부라더소다를 주류 판매대가 아닌 식품 판매대에 진열하면서 중고등학생이 음료로 착각해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편의점 제품 진열은 전적으로 점주의 권한이고 법적인 제재도 없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서울 잠실동에 사는 한 고등학생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부라더소주가 술인지 잘 몰라 친구들 사이에서는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술로 통한다”며 “계산할 때 ‘청소년 구매불가 품목입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나오지만 한번도 제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지만 편의점주조차 술인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최근에는 일부 대형마트도 부라더소다를 주류 판매대가 아닌 음료 판매대에서 팔다가 고객의 항의를 받고 다시 진열 위치를 바꾸기도 했다. 본인을 임신부라고 밝힌 네이버 육아 카페의 한 회원은 “새로 나온 탄산음료인줄 알고 부라더소다를 구입했다가 술 기운이 올라와 깜짝 놀랐다”며 “제품 마케팅을 위한 노력은 알겠지만 정도를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 배우 하연수를 내세운 부라더소다의 광고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이 광고를 보면 여자 모델이 빨대로 부라더소다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경고문구는 삽입했지만 자칫 음료 광고라는 착각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소주병 같지 않은 용기와 포장, 술 색깔도 음료수로 오인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다.

부라더소다는 보해양조가 지난해 9월 알코올도수 3도로 출시한 탄산소주다. 750㎖ 용량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2,000원선이어서 젊은 세대에서 인기다. 최근에는 복분자맛 ‘복받은 부라더’와 딸기맛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까지 내놨다.

부라더소다의 마케팅 전략은 보해양조 창업주 3세인 임지선(31·사진)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작년 11월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에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해 주류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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