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검찰, 조직폭력 근절하려면 자기개혁 전제돼야

잠잠하던 조직폭력배가 다시금 활개칠 조짐이다. 지난해 적발된 조직폭력 사범은 2,502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구속자를 기준으로 보면 369명으로 2012년의 396명 이후 최대 규모다. 물론 이는 조폭이 활개치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줄어든 규모이기는 하다. 검찰과 경찰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다. 중요한 것은 최근 추세다. 늘어나는 조짐이라면 발본색원해야 한다. 조폭은 법질서는 물론 규범과 가치관의 속살부터 파먹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다. 대검찰청 강력부는 지난주 말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 전국 조직폭력범죄 전담검사 전원을 불러 모아 근절 의지를 다졌다. 검찰에 주문한다. '또다시 발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니 지금껏 뭘 했나'라는 의문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로 이번만큼은 속까지 파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과거 유흥업소 운영 등에 국한됐던 조폭이 게임업과 건설시행업·해외사업 등 기업조직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이 올해 3대 중점사항으로 불법도박, 묻지 마 범죄와 함께 조직범죄를 정한 마당이니 성과를 기대하지만 선행조건이 하나 있다. 검찰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 '내부자들'이 707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몰이에 숨은 뜻을 읽을 필요가 있다. 복수심에 가득 찬 조직폭력배와 공명심에 불타는 검사가 합심해 정계와 재계·언론이 얽힌 거대하고 검은 유착구조를 깨나간다는 설정이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무엇인가.

조폭 미화나 동정적인 영화·소설이 먹혀들어가는 현실은 검찰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국민은 맑고 강력한 검찰이 사회의 타락을 막아주기 원한다. 탈세와 직결되는 구조를 가진 조폭은 경제에도 암적인 존재다. 검찰의 조폭 근절 의지가 결실을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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