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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일산업이 경영권과 오너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김영 신일산업 회장이 최근 몇 년 동안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기업 경쟁력이 악화되자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일산업은 22일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답변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은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신일산업 최대주주인 김영 회장과 특수관계인 보유 경영권 지분으로 최대 1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내달 초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3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영 회장은 1959년 신일산업을 창업한 김덕현 명예회장의 2세다.
업계는 김 회장이 2대주주인 황귀남씨와 최근 몇 년 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데다 지난해 말 일부 소액주주마저 경영 참여를 선언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지분 매각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귀남씨는 신일산업의 최대주주 지분이 얼마 안 된다는 점을 파악하고 지난 2014년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회사를 차린 뒤 지분을 매입하고 김영 회장 등을 상대로 각종 소송을 벌여왔다. 여기에 지난해 말 일부 소액주주들까지 신일산업의 현 경영진이 회사 가치는 물론 주주이익에 신경쓰지 않았다며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김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신일산업은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해 실적도 악화됐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한 2014년부터 신일산업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도 44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신일산업에 대한 인수의사를 가지고 있는 후보자가 나타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신일산업의 소액주주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김 회장 등 최대주주 측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