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5G 시장 개척"… SKT의 세계화 선언

장동현 사장 기자 간담

도이치텔레콤·페이스북과 협력해 성장 활로 모색

日 모바일 메신저 1위 '네이버 라인'처럼 도전할 것

장동현(왼쪽) SK텔레콤 사장이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레이후안카를로스호텔에서 글로벌 유력 통신사인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CEO와 공동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MWC공동취재단

사본 -장동현 사장(왼쪽) 팀 회트케스 CEO(오른쪽)_2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도 처음에 해외에 나갔을 때는 깨지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세계에서 톱티어(top tier·상위권)가 됐습니다. 우리(SK텔레콤)도 똑같습니다.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동력 둔화 속에서 세계화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세계적 기업들과 손잡고 '고 글로벌(Go global·해외 진출)'을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오는 2017~2020년에 시범·상용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적극적인 합종연횡이 기대된다.

장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참석 중 현지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화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이 운영해온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티스토어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한때 56%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티스토어의 점유율이 줄어들었다"고 되짚은 뒤 "거꾸로 우리라고 (구글처럼 해외에 나가 성공하는 게)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에서 1등이) 됐다. 어려운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한 뒤 "우리(SK텔레콤)도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장 사장은 다만 "혈혈단신으로 세계시장에 나갔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서 "이제 국내 사업만으로는 어려워 해외진출을 하긴 해야 하는데 축적된 네트워크 없이는 글로벌 플레이가 굉장히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외국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세계적 기업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또 이번 행사기간 중 미국·유럽 등에서 총 1억5,000만명의 고객을 둔 독일계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과 제휴협약을 맺고 해외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약속했다. 도이치텔레콤은 5G 분야에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쌓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장 사장의 기자회견에 동반 참석해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SK텔레콤의 서비스가 세계화되는 것"이라며 "파트너가 돼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이치텔레콤은 중앙유럽·미국·이스라엘 등에서 사업을 하거나 연구소를 두고 있지만 아시아는 아직 사업이 시작되지 않은 시장"이라며 "아시아는 혁신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아시아 진출 위해서는 이번 파트너십이 굉장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최근 페이스북과 손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장 사장은 MWC 2016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행사기간 중 만나 앞으로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페이스북은 점점 개인용컴퓨터(PC)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간파하고 SK텔레콤과 같은 이통사로부터 시장 동향과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하고 SK텔레콤은 그 반대급부로 페이스북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동승해 지구촌 시장을 공략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이 주도하는 전 세계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합서비스인 'RCS' 동맹군에 잔류하느냐의 문제도 장 사장에게는 또 다른 선택 카드다. MWC 주최단체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이번 행사기간에 이사회 산하 전략커뮤니티소위원회를 열었는데 구글이 해당 소위에서 RCS를 직접 이통사와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주요 이통사들 사이에서는 찬반이 엇갈려 구글이 각각의 이통사들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가닥이 잡혔다는 게 장 사장의 전언이다. 장 사장은 구글과의 직접적인 RCS 연계에 대해 "이통사들이 해결하기 힘들었던 숙제를 구글이 대신 풀어주는 점은 플러스(이점)"라고 진단하면서도 "구글에 자칫 이통사들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딜레마에 처해 있음을 소개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RCS를 적극적으로 국내에 활성화해 수익을 구글과 나눈다면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급감한 메시지 수익을 보완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RCS의 존재감이 미미해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협업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며 "과거 우리 회사가 중국 등에 진출해 일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그런 경험들을 거름 삼아 세계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병권·윤경환 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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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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