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시드니 도심 등 곳곳 신축 공사… 높은 시장 투명성에 외자 밀물

■ 국내 기관들 몰려가는 호주 부동산시장 가보니

견고한 성장·낮은 공실률 등 매력적… 시드니 도심서 거래 상업용 부동산

지난 2년간 10조원, 10년래 최고… 작년 매물 55%는 외국인 사들여

미래·FG등 지사 내고 투자처 물색

'바랑가루' 지역의 신규 오피스 공사 현장.


지난 17일 오전7시30분 호주 시드니 이스트 달링 하버에 위치한 '바랑가루(barangaroo)' 지역. 이른 아침부터 요란스럽게 돌아가는 공사 장비 소리가 잠이 덜 깬 채로 출근하는 시드니 직장인들을 깨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대형 오피스 건물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바랑가루는 현재 시드니에서 가장 큰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곳. 과거 선박 하역장으로 쓰였던 이곳은 상전벽해가 일어나고 있다. 신축 오피스 타워 3동의 연면적만 26만8,000㎡에 달하며 이미 KPMG·PWC·HSBC·웨스트팩 등과 같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금융기관들이 입주하기로 예정돼 있다.

아시아 자본을 주축으로 글로벌 투자가들이 호주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이 이면에는 견고한 경제성장도 한몫을 하고 있지만 이머징 시장이면서도 높은 '부동산 시장 투명성'을 갖춘 것이 작용하고 있다.

◇호주 부동산 시장 진출하는 국내 기관들=실제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 2014~2015년 2년 간 호주 시드니 도심(CBD)에서 거래된 상업용 부동산은 총 104억호주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장에서 거래된 전체 부동산 중 55%를 외국인 투자가들이 사들였다. 호주 주요 신문들도 아시아 등 글로벌 자본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연일 보도하는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가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에 직원 한 명을 파견했다. 곧 브라질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합류할 예정이다. 다음달까지 호주 지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다. 호주 지사는 2013년 시드니에서 사들인 '포시즌스호텔' 운용과 추가 부동산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호주 지사는 포시즌스 호텔 리모델링을 포함한 자산운용과 다음 투자 대상을 찾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멜버른 지역에서 추가로 호텔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호주에서 가장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FG자산운용도 다음달까지 시드니에 호주 지사 설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FG는 원 블라이 스트리트와 오로라 플레이스 두 곳 중 한 곳에 사무실을 낼 계획이다. FG는 지난해 호주 멜버른과 앨버리 등에서 부동산을 사들인 바 있다. 이들 외에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호주 부동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견고한 경제성장과 '높은 부동산 시장 투명성' 매력=호주에서 만난 부동산 전문가들은 호주 시장을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했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서비스 산업의 성장 등으로 경제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호주 인구는 2014년 2,36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2,400만명, 올해는 2,44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낮아지고 있다. 2014년 6.1%에서 지난해 6.0%로 감소했으며 올해는 5.7%로 예상된다.

리처드 버틀러 CBRE 시니어 매니징 디렉터는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호주는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호주 주요 도시에서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임대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호주는 한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임차인과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이 많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의 높은 투명성도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팀 미첼 세빌스 리서치 디렉터는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면서도 (부동산 시장의) 높은 투명성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JLL에 따르면 호주는 뉴질랜드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가장 투명성이 높은 부동산 시장으로 분류된다. /시드니=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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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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