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중국 '군사기지' 야욕… 남중국해 또 격랑

고성능 레이더기지 건설에 미사일 이어 전투기도 배치

美 "東亞의 패권 추구" 비난… 中 "원래 우리 영토" 일축


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는 데 이어 전투기까지 배치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앞서 남중국해 항행을 강행하는 등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 야욕에 강하게 반발해온 미국은 이번에도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중국을 강하게 비난했지만 중국은 남중국해가 원래 중국 땅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은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제도 우디섬에 전투기를 배치하고 스프래틀리제도의 인공섬인 쿠아르테론에 고성능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는 등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우디섬에는 중국의 주력 전투기 'J-11 선양'기와 'JH-7 시안'기가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J-11기는 최고 마하 2.35의 속도를 내며 30㎜ GSh-30-1 기관포, PL-12/SD-10 공대공미사일, 범용폭탄 등이 탑재돼 있으며 JH-7 시안은 중국이 독자 개발한 2인승 다목적전투기로 23㎜ 기관포, 레이저 유도폭탄, Kh-31P 대레이더미사일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1월에도 우디섬에 배치된 J-11기를 공개한 바 있다.

또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위성사진에는 중국이 스프래틀리제도의 쿠아르테론섬에 고주파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주파 레이더 시스템은 탐지거리가 128∼321㎞가량으로 일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F-22 랩터' 등 스텔스기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고리 폴링 CSIS 연구원은 "만약 고주파 레이더가 맞는다면 남중국해를 지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중국의 감시역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쿠아르테론은 스프래틀리제도의 최남단에 있어 레이더 설치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CSIS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다른 중국 인공섬에도 레이더·헬리콥터 기지 등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난주 지대공미사일을 배치한 데 이어 전투기까지 배치하며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려 하자 미국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워싱턴DC 국무부청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유감스럽게도 미사일과 전투기 등이 남중국해에 배치돼 있으며 이는 평화로운 무역을 위해 남중국해를 통행하고 의지하는 모든 이에게 큰 우려"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회담에 앞서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의 비난에 대해 중국은 남중국해가 원래 중국 영토였다며 군대와 무기 배치는 영토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해온 일이라고 맞섰다. 왕 부장은 케리 장관과 회담한 뒤 "남중국해 섬들은 고대부터 언제나 중국의 영토로 중국은 주권을 독립적으로 수호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의 전략폭격기·미사일구축함 등 첨단무기가 매일 남중국해에 출현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도 이날 "중국이 영토방어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미국이 하와이에 군사방어 시설을 배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미국의 비난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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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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