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님비'에 발목잡힌 인천 하수처리장

연수구 위치 20년 넘은 노후시설

포화·악취 등 확대 이전 절실한데 남동구·연수구 등 "우리동네 안돼"

인천 연수구의 승기하수처리장을 대체하는 사업이 지역이기주의인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에 발목 잡혀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995년에 완공된 연수구 동춘동 승기하수처리장은 당초 예상보다 유입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미 처리량에 한계에 와 있고 2010년 이후 시설 노후화에 따른 잦은 고장으로 재건설이나 확대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승기하수처리장은 인천 남구와 연수구, 남동구 등 3개 구에서 배출하고 있는 하수를 처리해 오고 있다"며 "건설 당시 3개 구의 계획 인구수를 51만명으로 잡았으나 현재 이들 3개 구의 인구수는 128만명에 달할 정도로 처리용량이 포화상태"라고 말했다.

더구나 시설이 낡아 한해 300일이 넘게 환경기준치를 초과한 하수를 배출하고, 이에 따른 악취발생으로 인한 지역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아 신속한 재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인천시는 오는 2022년까지 3,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민자제안사업으로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자리에 재건설하거나 남동구 남동 유수지, 송도국제도시 11공구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주민 의견수렴 중에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어디 하나 선뜻 나서 유치에 찬성을 보이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님비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 남동구와 연수구, 송도 주민들은 오래전에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표면적인 이유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지만, 속내는 '우리 지역에는 하수처리장을 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지역간 이기주의에 발만 동동굴리고 있다. 특히 승기하수처리장은 21년 동안 사용됐기 때문에 재건설 기간까지 고려하면 법적 내구연한(30년)까지 기간이 많지 않아 인천시를 더욱 애태우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남동구와 연수구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에는 시가 자체적으로 이전부지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지만, 주민 반대를 무릎쓰고 무조건 강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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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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