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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개혁" 시대 요구 응답할 수장 나올까

26일 회장선거… '플라티니 오른팔' 인판티노 '블라터 지지자' 살만 2파전

인판티노 "수익분배율 50%로 확대"… 살만 "사업부문 독립·무보수 봉사"

부패 장본인 비판 않고 "헌신 존경"… 고강도 개혁추진 기대는 어려워

그 밥에 그 나물일까, 대개혁의 첫걸음일까.

세계축구 대통령을 뽑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가 26일 밤(한국시간)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슈타디온에서 열린다. 스위스의 지아니 인판티노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과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부터 알리 알후세인 요르단 왕자, 프랑스 외교관 출신 제롬 샹파뉴, 남아공 정치인 토쿄 세콸레까지 후보는 5명이다. 이들 중 한 사람이 제프 블라터 전임 회장의 뒤를 이어 4년간 세계축구를 총괄한다. 지난 1998년부터 18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블라터는 5선 성공 뒤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스위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뒤였다.

축구팬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강도 높은 개혁이다. FIFA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어 세금을 내지 않으며 월드컵을 한 번 치르면 TV 중계권 판매와 마케팅권리 판매로 수십억달러를 챙긴다. 보유한 현금만 15억달러(약 1조8,500억원)가 넘는데 회장 등 수뇌부는 이 돈을 제 돈처럼 쓴다. 전 직원이 474명인 FIFA는 2014년 인건비로 1억1,500만달러(약 1,400억원), 회의비로 3,500만달러(약 430억원)를 쓰는 등 방만 경영의 끝을 보여줬다. 지난해 블라터와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이 200만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주고받은 혐의가 확인된 후 FIFA 간부들의 돈세탁, 사기 등의 추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새 회장은 FIFA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한 개혁을 원한다면 뿌리부터 갈아치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인판티노와 살만의 2파전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인판티노는 회장 연임을 두 번으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회원국에 대한 FIFA의 수익 분배율을 현재의 18%에서 50%로 늘리고 월드컵 본선 출전국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인판티노는 그러나 플라티니 UEFA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다. 25일 FIFA 소청심사위는 플라티니와 블라터에 대한 축구계 활동금지 기간을 8년에서 6년으로 낮췄다. 인판티노가 실권을 잡을 경우 플라티니 복귀에 멍석을 깔아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판티노는 플라티니나 블라터 비판에 말을 아끼고 있다.

인판티노가 유럽과 북중미·남미의 지지를 얻는 반면 살만은 아시아·아프리카가 지지 기반이다. 살만의 공약은 '불사조 프로젝트'다. "FIFA를 사업 부문과 축구 부문의 두 파트로 쪼개 각각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것. 그는 "잿더미 속의 FIFA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하며 회장에 당선되면 연봉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살만은 그러나 지난해 블라터의 5선을 지지했던 인물이다. 그는 블라터에 대해 "몇몇 실수를 저질렀지만 축구에 대한 그의 헌신만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투표권은 전체 209개 회원국 중 207개국에 한 표씩 주어진다. 쿠웨이트와 인도네시아는 협회 징계로 투표권을 잃었다. 3분의2 이상 득표하는 후보가 없으면 2차 투표로 넘어가며 2차부터는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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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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