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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보일러사업 매각 원점으로

인수추진 신영증권 자금 조달 실패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두산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물로 내놓은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산건설의 보일러 사업부를 3,000억원에 인수를 추진하던 신영증권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금 조달에 실패해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신영증권에 부여한 보일러사업 매각을 위한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최근 박탈했다. 앞서 두산건설은 지난 2월 신영증권을 HRSG 사업부 인수 파트너로 선정하고 실사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다.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에서 인수한 HRSG 사업부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터빈에서 배출되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를 재활용해 스팀터빈을 돌려 열과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 사업부는 2014년 매출 2,223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각각 기록할 정도로 '알짜'로 평가되고 있지만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업황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과 신영증권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자금 조달 차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신영증권은 매각자인 두산건설의 후순위 출자분을 포함해 총 1,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고 시중은행에서 1,500억원(한도대출 300억원 제외)을 인수금융(대출)으로 조달해 3,000억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제 유가 급락의 여파로 HRSG 사업부의 향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이번 거래가 실제 매각이라기보다는 사실상 두산건설의 신용을 토대로 한 담보 대출 방식이어서 국내 금융회사 대다수가 자금 제공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두산건설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신영증권이라는 제3자를 끌어들여 HRSG 사업을 잠시 맡겨두고 자금을 융통하려는 담보 대출과 다를 바 없다"며 "애초 시작 단계부터 딜이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매각이 결렬되면서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건설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1조2,975억원으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시장성 차입금은 총 4,301억원에 이른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HRSG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 결정된 바는 없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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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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