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기업의 체감경기가 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 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63으로 지난 1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68)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6월보다 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6)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에서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BSI가 각각 2009년 3월 이후 가장 악화됐다. 수출기업은 61로 지난 1월보다 6포인트나 떨어졌다. 내수기업이 64로 한 달 동안 1포인트 내려간 것과 비교해 수출기업의 하락 폭이 훨씬 크다. 또 대기업은 68로 1포인트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54로 6포인트나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BSI가 77, 생산BSI가 81로 각각 4포인트 내려갔고 매출은 74로 3포인트 떨어졌다. 내수판매(75), 신규수주(76), 가동률(81)도 한 달 사이 2포인트씩 하락했다.
반면에 제품판매가격(84)과 제품재고수준(108)은 2포인트씩 올라갔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가 73으로 3포인트 떨어졌고 기타기계·장비(54), 금속가공(58), 섬유(49), 가죽·가방·신발(54), 석유정제·코크스(52)도 낮은 편에 속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23.1%), 경쟁심화(10.2%), 수출부진(10.1%), 환율(7.5%), 자금부족(5.7%)을 많이 거론했다. 수출부진에 대한 응답은 지난 1월(9.5%)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2월 업황BSI는 64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도 2009년 3월(60) 이후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