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초대형 허리케인 시뮬레이터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 동부해안을 강타하며 대홍수가 일어났다. 뉴욕시는 이런 수준의 홍수가 130년마다 한번 꼴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마이애미대학이 이 같은 초대형 태풍의 이해도 제고와 대처방안 마련을 위해 4,500만 달러를 들여 완성한 연구실을 공개했다. 이 연구실의 심장은 ‘서스테인(SUSTAIN)’으로 명명된 허리케인 시뮬레이터다. 담수 또는 염수를 담을 수 있는 깊이 23m, 용량 11만3,500ℓ의 아크릴 수조로서 1,700마력급 팬과 파도 발생기를 이용해 수조 속 물을 다양하게 휘저어 볼 수 있다. 연구팀의 수장인 브라이언 하우스 교수에 따르면 서스테인을 통해 시속 320㎞ 이상의 바람을 동반한 허리케인까지 모사할 수 있다. 최고등급인 5등급 이상의 허리케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허리케인 모델링

서스테인은 과거의 허리케인들을 재현한 뒤 센서를 활용해 풍속과 파동역학적 특성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미래에 찾아올 허리케인을 모델링할 수 있으며, 일기예보의 정확도 제고와 피난계획 수립에도 도움을 준다는 게 하우스 박사의 설명이다. “허리케인의 각 등급별로 최적화된 대응 매뉴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말(飛沫)과의 상호작용
파도에 의해 해수면에서 비산되는 비말은 허리케인의 세력을 키우는 연료가 된다. 해수면 위에서 물방울이 증발하면서 바닷물의 열이 대기로 전달되는 탓이다. 또한 비말은 바람과 수면 간의 마찰력을 변화시켜 허리케인의 강도에 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그 정확한 메커니즘은 자세히 규명되지 않았다. 허리케인이 몰아칠 때 바다의 비말을 측정하는 것이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스테인이 그런 상황을 바꿔놓고 있다. “광학 이미징시스템에 힘입어 허리케인과 비말의 상호작용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로써 허리케인 강도 예측의 정확도 향상을 이끌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안 주택의 안전성
경관을 중시하는 많은 사람들이 허리케인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해안가 주택을 구입한다. 이에 서스테인 연구팀은 해안가의 모델 하우스와 교량들을 대상으로 허리케인에 대한 내구성을 실험할 계획이다. 자연재해에 강하면서도 경제성을 갖춘 건축물의 설계·시공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서다. “안전만 생각하면 콘크리트로 두께 1m, 높이 5m의 담을 둘러싸면 되요. 하지만 그때는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지죠. 결국 안전성과 경제성이 모두 담보돼야 합니다.”

해양 역학
연구팀은 기후모델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 서스테인을 이용해 바다에서 대기로의 이산화탄소 이동과정도 추적할 예정이다. 또 금명간 멕시코만 바다에 1,000개의 표류형 부이(drifter)도 띄울 방침이다. 이를 활용해 기름이 확산되는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원유 유출사고의 피해를 예측하고, 최적의 제거방안을 찾고자 한다.


SUSTAIN
- SUrge STructure Atmosphere INteraction.

비말 (sea spray)
- 날아 흩어지거나 튀어 오르는 물방울.

파퓰러사이언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