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전 상무는 29일 국회에서 “5선의 천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정치신인이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무모한 것임을 다른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호남이 키워낸 최고의 엘리트들이 호남의 유리 천장을 깨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다시 호남의 품을 파고드는 것이 제 눈에 좋게 보이지 않았다”고 천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경제 비전으로 이기겠다”며 “일자리 정책과 기업유지 정책으로 이기겠다. 호남의 말투를 숨기고 고향을 말할 수 없었던 서러운 인생들이 저를 지켜보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민주는 양 전 상무가 본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확인했다”며 “양 전 상무가 기존 현역 정치인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초반 여론조사가 낮게 나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가 높아져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양 전 상무가 광주여상을 졸업하는 등 지역 정서에 부합하고 삼성전자 출신으로서 광주의 일자리와 경제 등을 살릴 수 있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는 게 더민주의 설명이다.
천 대표 측은 양 전 상무의 출마 소식에 별다른 대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호재’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 물갈이’론을 주장해온 천 대표가 “물갈이를 하려면 천 대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스토리’를 갖춘 양 전 상무의 등장에 따라 한 석이 아쉬운 국민의당 입장에선 천 대표를 광주 서구을에 다시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천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천 대표의 수도권 출마를 말하는 사람들은 호남민심과 호남정치의 부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호남을 떠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천 대표의 서울 송파 출마 등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김한길 선대위원장과 수도권 벨트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천 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양 전 상무의 출마로 우리가 준비할 것이나 대응할 것이 없다”며 “우리가 잘 준비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광주 서구을 출마 의지를 시사했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