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서 존 디어 John Deere가 차지하고 있는 입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지 중 한 곳인 아이오와 주를 방문하면 된다. 지난해만 해도 1,260만 에이커 크기의 농지에서 일반 농작물 20억 부셀 역주: 곡물을 세는 단위로 1부셀이 약 30L 정도다 이상이 수확됐을 것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대규모 통합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이오와 농지는 여전히 가족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옥수수 밭인 이 지역 농장에선 수십 년간 디어의 기계를 사용해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인구 916명의 맥스웰 Maxwell 에서 4대째 농사를 짓고 있는 T.J. 코게노어 T.J. Coughenour는 “우리 피는 초록색”이라고 말했다. 거대한 옥수수 밭 앞에는 빛나는 디어 기계 3대가 줄지어 서있었다. 그 중에는 그의 조부가 구매한 40년된 트랙터 캡 오리지널도 있었다.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에선 디어의 초록색 트랙터, 컴바인, 베일러, 분무기는 옥수수 더미나 소만큼 당연한 풍경으로 느껴진다(흥미로운 사실 하나: 아이오와에는 사람보다 소가 더 많다). 178년 역사를 자랑하는 디어 본사는 인근 일리노이 주에 있다. 하지만 농업분야에서 보여주고 있는 디어의 탄탄한 입지는 아이오와에서 더 잘 도드라진다. 미국 농기계 시장에서 디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60%나 된다. 그러나 이런 시장지배력(그리고 코게노어 가(家)처럼 수 세대에 걸쳐 충성도를 보여준 농부 가족들)에도 불구하고, 트랙터 제조사 디어는 현재 역풍을 맞고 있다. 곡물, 설탕 같은 소프트 상품의 가격이 농기계의 수요를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4년 매출이 전년 대비 5% 하락한 3,610억 달러에 머물렀다.
이 같은 감소세에 대응하기 위해 디어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눈을 돌렸다.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에게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그것이다. 디어의 CEO 새뮤얼 앨런 Samuel Allen은 “말하자면 농업이라는 의자에 다리를 하나를 더 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농부들은 매년 농기계를 사야 하진 않는다. 그러나 매년 데이터는 관리해야 한다. 이 부분이 더 지속적인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디어는 오래된 기술 혁신 기업이다. 구글이 무인차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훨씬 전인 2002년에 자동 기능이 있는 트랙터를 출시했다. 디어의 인텔리전트 솔루션스 그룹 Intelligent Solutions Group 제품 라인 매니저인 매트 올슨 Matt Olson은 “우리는 트랙터에 오랫동안 기술을 적용해왔다”고 언급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고객들도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디어는 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디모인 Des Moines근교 사무실에서 올슨과 그의 팀원들은 앱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농부들은 휴대 기기 앱을 통해 농장을 관리할 수 있다. 시드스타 모바일 SeedStar Mobile을 사용하면 심은 씨앗 간의 거리를 관리할 수 있고, 줄 별로 ‘싱귤레이션’(파종의 흐름을 통제하는 미터 기계로부터 씨앗이 어떻게 배치되는지를 지칭하는 용어)도 가능하다. 원거리 서버에 작물 데이터-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고 활용도 하고 있다-를 무선 전송할 수 있는 디어기계들은 현재 20만대를 웃돌고있다(예컨대 이 앱을 통하면 같은 농장 내의 다양한 기계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디어는 적극적으로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외부로도 눈을 돌렸다. 디어는 지난해 10월 초콜로라도 소재 소프트웨어 업체 DN2K와 공동으로 합자회사 세이지 인사이츠 Sage Insights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유통업체와 컨설턴트들이 작물 데이터를 한 데로 모아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디어는 자사기기들과 농기업 몬산토의 기후 사업부 간에 데이터를 연결할 것 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하면 몬산토는 날씨와 수확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부들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디어는 이 계약의 일환으로 파종 기기를 제조 하는 몬산토의 정밀 플랜팅 사업부를 인수했다).
기업 간 협력과 소프트웨어 통합은 단기적으로 존 디어의 기술우위 강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신사업에 필요한 능력이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디어는 오랫동안 해당 지역농부들 중에서 직원을 뽑았다. 그렇다면 이 회사는 기술업계 인재들도 모을 수 있을까? 앨런은 “더 이상 농업 관련자만 고용해서는 안 된다”며 “존 디어 매장이 언젠가는 실리콘밸리에도 생길 수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어 제품의 미래 수요는 걱정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결국 먹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