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고령층 5가구 중 1가구 3년새 빈곤층으로 추락

통계청 '가계금융·복지로 본 가구' 사회보장 미비·노후대비 부족

중산층 10%는 극빈층으로 자영업자 30%도 소득수준 강등


60세 이상이 가구주인 고령층 가구 5곳 중 1곳은 3년 사이 빈곤층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회보장 시스템 미비, 개개인의 노후 대비 부족 등으로 은퇴 시기를 맞은 고령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경기불황·공급과잉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도 10가구 중 3가구의 소득 수준이 강등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가구주인 가정 중 2011년 빈곤층이 아니었지만 2014년 빈곤층으로 떨어진 비중은 전체의 18.2%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빈곤선(중위소득의 50% 미만) 위에 있었지만 3년 사이 밑으로 떨어진 가구가 5곳 중 근 1곳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는 전 연령층 평균(8.4%)의 2배가 넘는 것으로 40~59세의 7.2%, 39세 이하의 6.3%보다 월등히 높았다.

60대 가구를 소득 수준별로 분해해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최고소득층인 5분위(소득 상위 20%)의 경우 절반이 넘는 54.5%가 3년 사이 소득 수준이 강등됐다. 같은 기간 4분위(소득 상위 20~40%)도 53.7%가 소득분위가 내려앉았으며 3분위와 2분위도 각각 45.5%, 32.1%가 하락했다. 특히 대표 중산층인 3분위 10가구 중 1곳(10.1%)은 3년 사이 극빈층(1분위)으로 2계단이나 추락했다.

부동산·저축·부채 등을 합친 순자산 기준으로 봐도 3년 사이(2012년 대비 2015년) 60세 이상 5가구 중 1곳(21.4%)은 계층이 하락했다. 이 같은 비중은 40~59세(17.4%), 39세 이하(16.2%) 등 다른 연령대를 모두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1∼2013년 조사 때(17.9%)보다도 3.5%포인트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 가구에서는 은퇴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 소득 계층이 하락하는 가정이 많아졌다"며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처분하면서 순자산 기준 계층도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령층 가구의 생활형편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평균 빈곤율은 49.6%로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OECD 34개국 중 1위로 터키·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보다도 안 좋다. 빈곤율은 65세 인구 중위소득의 50% 미만에 속하는 사람의 비중이다.

한편 자영업자가 가구주인 가정의 경제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10가구 중 1곳(9.1%)은 3년 사이(2011년 대비 2014년) 빈곤층으로 전락해 임금근로자(6.9%)보다 높았다. 전체 10가구 중 3곳(28.4%)은 소득계층이 강등돼 임금근로자(20.8%), 무직 등 기타(14.9%)를 앞질렀다. 순자산 기준으로 봐도 2012년에 비해 2015년 계층이 하락한 가정이 5가구 중 1곳 남짓(22%)에 이르러 임금근로자(16.3%), 무직 등 기타(18.5%)보다 높았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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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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