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융지주 등 금융사들이 복합점포 시너지 강화를 위해 복합점포에 입점한 은행과 증권사 간 연계영업 수수료를 주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복합점포의 영업력 확대를 위해 연계영업에 대한 수수료를 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최근 복합점포의 수수료 분배를 자유롭게 허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경우 복합점포에서 상품을 판매해 수수료 수익이 발생해도 이를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금융사들 사이에서도 수수료 분배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는데다 복합점포에 입점한 다양한 금융사의 의견을 조율하는 일 역시 쉽지 않아 수수료 체계가 실제 도입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3·4분기 중 복합점포 내 은행과 증권사가 연계영업 수수료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의 조치로 3~4월이면 수수료 도입이 이뤄질 수 있지만 3·4분기께 도입되는 이유는 증권사가 은행에 대출 고객 등을 소개해줬을 때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증권사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은 별다른 전산 개발이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금방 시행할 수 있지만 증권사가 은행에 대출 고객을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경우는 전산 개발이 필요해 시간이 더 요구된다"며 "어느 한쪽은 수수료를 못 받는 상황에서 한쪽만 인센티브를 받으면 계열사 간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3·4분기 동시에 수수료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지주 계열사 관계가 아닌 별도 금융사끼리 처음으로 복합점포를 낸 우리은행과 삼성증권도 복합점포 수수료에 관한 논의를 시작, 우선 증권사 중심으로 금융 당국과 수수료율 범위를 상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라는 울타리가 없는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삼성증권과 함께 복합점포 체계를 구축해왔지만 양사 직원들의 협업을 독려할 인센티브 체계가 없어 고민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복합점포를 도입하기는 했으나 좀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던 금융사들이 이종 금융사 간 수수료 분배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복합점포의 시너지를 내는 데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금융사들 스스로도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너지 확대를 위해 수수료를 도입하지만 아직 수수료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특히 은행의 경우 이미 대출 고객이 많고 채널도 많은데 뭐하러 증권사에 돈까지 주면서 소개를 받아야 하느냐는 내부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복합점포가 급속히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은행과 증권·보험사가 원하는 입지 조건이 다르고 인력 운용 상황도 다르기 때문"이라며 "모두가 공감할 타당한 수수료를 조율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