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UN안보리 대북제재]WMD 관련 자산 동결...BDA식 금융제재 이상 효과 기대

국제금융망 접근 전면 차단

불법 은행 거래 연루 북한 외교관 강제 추방도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는 이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광물 수출 금지 등의 조치가 북한의 신규 외화 수입을 차단한다면, 금융제재는 북한의 자금거래를 봉쇄함으로써 외화 이동이 불가능하게 만들게 된다.

결의안은 북한 은행의 해외 지점과 사무소의 신규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기존 지점을 90일 내 폐쇄하라는 매우 강력한 조치를 담았다. 또 해외 금융기관의 북한 내 사무소·은행계좌 개설 등의 활동을 금지하고, 북한 핵·탄도미사일 활동과 관련된 경우 북한 내 금융활동을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된 대북 무역에 대해서도 해외 금융기관들이 공적·사적 금융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


결의안은 또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활동과 관련된 경우 북한 정부나 노동당 소속 기관·단체에 대한 해외자산을 동결하도록 했다. 북한이 국제 금융 서비스망을 우회하기 위해 ‘금괴’ 등을 이용한 제재 회피 기법을 사용할 가능성도 차단했다. 불법적인 은행 거래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을 강제 추방하는 조항도 새로 마련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 제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직접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주는 금융 제재”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국제 금융망에 대한 접근을 사실상 전면 차단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위한 대외 무역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 지원 시스템에 대한 접근도 차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영국·독일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북한 국영보험사가 북한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외국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타내 평양으로 송금한 것이 핵실험 등 WMD 개발에 사용됐다고 판단, 자국 은행에 있던 북한 국영보험사의 계좌를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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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에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됨에 따라 지난 2005년 9월 BDA 제재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시 미국 재무부가 마카오 BDA 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자 각국 금융기관이 BDA와의 거래를 끊었고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일어났다. 결국 마카오 금융당국이 ‘뱅크런’을 막기 위해 BDA 계좌를 동결했고 이 은행에 있던 북한 소유 자금 2,400만달러가 묶이면서 북한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장은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은행들은 금융 역할 뿐 아니라 자금 관리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의안으로 금융 거래가 불가능해지면 북한의 자금 관리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어서 과거 BDA 제재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칼럼에서 “2005년 미국 재무부가 마카오 BDA 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해 북한의 계좌를 동결시킨 것이 당시 북한을 비핵화 협상을 위한 테이블로 끌어냈다”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가 강력히 시행될 경우 북한 경제가 붕괴 직전까지 몰리고 북한 정권의 핵·경제 병진 노선의 실패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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