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양심적 일본인, 혐한주의자에 '카운터 펀치"

일본의 '보수꼴통' 반대하는 양심세력 '카운터스' 활동 다룬 책 출간

재특회의 원색적인 욕설을 반사하는 카운터스. /사진제공=21세기북스재특회의 원색적인 욕설을 반사하는 카운터스. /사진제공=21세기북스





일본 한류의 중심지인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 한인타운 앞에서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 회원들이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죽여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국인을 혐오하는 혐한 시위를 하고 있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또 다른 일본인들은 ‘재특회는 일본의 수치’라는 글자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들은 혐한 시위를 막기 위해 거리로 나온 일본 행동주의자 ‘카운터스’였다. ‘카운터스’는 지난 2013년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일본 시민들이다.

도로에 앉아 재특회 시위를 방해하는 ‘시트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카운터스./사진제공=21세기북스도로에 앉아 재특회 시위를 방해하는 ‘시트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카운터스./사진제공=21세기북스


용 문신을 한 전직 야쿠자, 전직 호스트, 우익 활동가까지. 신분, 성별, 학력, 정치적 사상에 상관 없이 오로지 차별을 없애기 위해 ‘카운터스’가 됐다.

‘서명 부대’, ‘플래카드 부대’, 혐한 시위를 육체적으로 봉쇄하는 ‘무력 제압 부대’ 등 ‘카운터스’는 여러 부대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재특회의 혐한 시위에 맞섰다.


특히 지난해 해산은 됐지만, ‘무력 제압 부대’인 오토코구미는 그간 일본 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저돌적인 모습으로 재특회의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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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코구미는 재특회 시위대 앞에 무작정 드러누워 도로를 점거하거나, 혐한 시위가 예정된 장소에 잠복했다가 시위 참가자에게 용 문신을 보여주며 재특회 시위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혐한 시위에 저항하는 카운터스의 모습./사진제공=21세기북스혐한 시위에 저항하는 카운터스의 모습./사진제공=21세기북스


재특회에 이어 ‘카운터스’까지 시위를 벌이면서 신오쿠보 거리는 한층 더 시끄러워졌다. 신오쿠부에서 장사를 하는 한인 상인들이 재특회의 활동에 맞서는 ‘카운터스’에게 호의적일 수만은 없었던 이유다.

그럼에도 이들은 재특회의 시위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현장에 나왔다. 이들이 쉬지 않고 시위에 참가하는 이유는 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재특회 시위대를 싫어해서도 아니다.

“헤이트 스피치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에 나선 거에요”. 호스트 출신으로 오토코구미의 단원으로 활동했던 유지로는 ‘카운터스’로 활동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독자들은 혐한 시위 최전선에서 차별에 맞서는 ‘카운터스’의 활동을 통해 일본 시민운동의 다양한 얼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카운터스카운터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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