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4전 5기' 이부진의 뚝심… 장충동 한옥호텔 꿈 이뤘다

서울시 5년만에 건립허가

3,000억 투자 91실 규모로 내년 첫 삽… 2022년 완공

1,000여명 고용창출 효과… 국내 전통호텔 새기준 기대


서울 남산 아랫자락에 자리 잡은 신라호텔은 지난 1983년 해당 지역이 '남산 자연경관지구'로 지정되면서 신축이 금지됐다.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새로운 수요가 발생해도 호텔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변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은 2011년. 이부진(사진) 사장이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부터다.

이 사장이 지난 5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한옥호텔 건립이 다섯 번 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은 신라호텔 부지 내 면세점 건물에 지하 3층~지상 3층 91실 규모로 들어서며 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이다.

◇5년간 다섯 번 시도 끝에 통과…이부진의 뚝심=서울시는 3일 전날 열린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호텔신라가 건립하는 한옥호텔 건립안이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5년간 다섯 번 시도 끝에 통과된 것으로 이 이면에는 이 사장의 뚝심이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이 사장은 2011년 8월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안을 처음 제출했다. 그해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 1,200만 유치를 목표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한옥전통호텔'을 짓는 것에 대해 허용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듬해 7월 야심 찼던 계획은 반려됐다. 기존 호텔에 대한 주차빌딩 계획이 문제였다. 이 사장은 이 부분을 과감히 버렸다. 대신 별도 대지에 부속 주차장을 내는 걸로 수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3년 이 안도 보류했다. 한양도성과의 정합성, 건축계획 적정성 등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계획을 다시 수정해 냈지만 지난해 3월 또다시 반려됐다. 세 번째 퇴짜였다.

이 사장의 도전은 계속됐다. 지하 4층~지상 4층으로 짓겠다던 당초 계획을 지하 3층~지상 3층으로 2개 층을 줄이고 호텔 최고 높이는 15.9m에서 11.9m로 낮췄다. 총면적은 2만6,470㎡에서 1만9,494㎡로 26% 축소했다. 객실 수도 207개 실에서 91개 실로 116개 실 줄이며 원안보다 절반 이하로 대폭 낮췄다. 결국 이달 2일 열린 심의에서 '5수' 끝에 이 사장의 서울 첫 도심형 한옥호텔 꿈은 이뤄지게 됐다. 계획을 구상한 지 5년 만이다.

◇오는 2022년 완공…국내 전통호텔의 새 기준 되나=호텔신라의 한 관계자는 "장충동 한옥호텔은 정부·지자체 차원의 전통호텔 건립 기준을 마련해 지어지는 첫 번째 호텔"이라며 "여러 차례 심의 끝에 건립안이 통과된 만큼 국내 전통호텔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년간의 설계기간을 거쳐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호텔신라가 추진하는 한옥호텔은 지하 3층~지상 3층에 91실 규모로 지어진다. 한국전통호텔에 대한 세부 건축 기준은 없지만 건물 구조와 지붕·외벽 형태, 조경 등 부지 전체에 전통 한옥의 정취를 담는다는 계획이다.

먼저 전통마을을 형상화해 한옥 특유의 중첩되고 오밀조밀한 구성을 표현했다. 전통건축 방식을 채용해 옹벽 대신 계단식 화단(화계)을 조성하고 석축과 기단부·지붕도 한옥 양식을 그대로 가져간다. 정원에는 소나무·영산홍 등 한국 고유수종을 심고 전통양식의 굴뚝과 석상·석등·괴석 등 석물도 배치한다. 주차장과 보행로 사이는 한옥 창살과 꽃담을 응용한 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이 건립되면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양도성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텔신라는 이번 장충동 한옥호텔이 3,000억원 투자와 함께 1,000명 이상의 고용 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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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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