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내게 딱 맞게"… 변칙 퍼트 그립 전성시대

세계 1위 스피스 '크로스핸드'… 매킬로이도 시도 "당분간 고수"

'집게발 그립' 스콧·가르시아, 혼다클래식서 나란히 1·2위

스트로크때 손목사용 방지 위해 롱퍼터 금지에 이색그립 늘듯


퍼트 그립법에 관한 한 '전통'의 개념이 힘을 잃을지 모른다. '변칙'이라 불리던 방법으로 퍼터를 잡는 선수들의 득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도 그립법을 바꾸기로 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게 됐다. 이번주 캐딜락 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매킬로이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크로스 핸드' 그립으로 퍼트 연습을 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으로 그립을 잡고 그 아래쪽을 오른손으로 감싸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크로스 핸드 그립은 왼손과 오른손의 위치를 바꿔 잡는 일명 역(逆) 그립이다. 말 그대로 왼손 아래 그립(left-hand-low-grip)이라 불리기도 한다.

일주일 전 혼다 클래식 최종일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모두 '집게발 그립'으로 퍼트를 하는 애덤 스콧(호주)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맞대결을 펼쳐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진 것. 집게발 그립은 왼손은 전통적인 형태로 잡고 오른손은 왼손 아래로 위치시키되 엄지가 지면이 아닌 위쪽을 향하게 해서 잡는다. 가르시아는 오른손의 네 손가락을 붙이는 데 비해 스콧은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 위주로 샤프트를 쥐는 '연필 그립'에 가까워 차이는 있다.

퍼트 그립법을 새삼 화제로 만든 주인공은 크로스 핸드 그립으로 지난해 메이저 2승을 거두며 세계 1위에 오른 조던 스피스(미국)였다. 이로써 세계 1위와 3위 매킬로이, 9위 스콧 등 톱10 중 비전통적 그립 선수가 3명이 됐다. 가르시아는 세계 12위다. 여자 세계 1위 탈환을 노리는 박인비(28·SK텔레콤)도 크로스 핸드 그립으로 컴퓨터 퍼트를 하고 있다.

크로스 핸드나 집게발 그립은 모두 스트로크 때 손목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지난주 혼다 클래식에서 컷오프됐던 매킬로이는 이날 "평소 왼손이 리드하는 퍼트를 하는데 최근 오른손의 움직임이 너무 많아졌다"고 그립법을 바꾼 이유를 설명하고 "볼의 구름과 스트로크 리듬이 좋다. 성적과 상관없이 한동안 이 방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의 두꺼운 '홍두깨 그립'이나 로버트 개리거스의 짤막한 '난장이 퍼터' 등도 손목 사용을 막고 직진성 좋은 어깨 위주의 시계추 스트로크를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롱 퍼터 금지로 다양한 이색 그립법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크로스 핸드 그립을 시도하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꽤 늘고 있다. 유명 쇼트게임 교습가 데이브 펠즈는 특히 쇼트 퍼트 성공률이 아주 낮을 경우 그립 변화를 고려할 만하다면서 동작의 어색함을 없애고 거리감을 익힐 때까지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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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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