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CJ몰, 치킨게임 스톱

실적 부진에 기저귀·분유 등 비효율·저수익 상품 절반 축소 '逆발상'

"알짜 품목만…" 군살빼기

외형확장 대신 효율성 재고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 통해

인기 제품 최상단에 노출


지난해 매출 쇼크에 놀란 CJ오쇼핑이 CJ몰의 상품 수를 반으로 줄이는 등 온라인몰을 싹 뜯어고친다. 최근 유통업계의 최저가 전쟁과는 반대로 기저귀·분유·생수 등 저수익 상품을 과감히 정리, 비용을 줄이고 리빙·뷰티·건강식품군 등 돈 되는 품목 중심으로 온라인몰을 운영하겠다는 역발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해말 온라인몰인 CJ몰의 전체 상품 수를 연초대비 50% 가까이 줄였다. 이윤이 낮은 기저귀·분유·생리대 등 생필품과 냉장고·노트북 등 대형가전이 대상이다. 업계에 번지고 있는 생필품 위주의 최저가 전쟁과는 정 반대다. CJ오쇼핑은 올해도 온라인몰의 외형성장을 지양하고 5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추가로 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온라인몰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65% 가량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들 저수익 상품은 대부분 팔수록 손해 보는 것들이다. 기저귀, 분유 등으로 주부들을 끌어들여 다른 제품까지 판다는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쿠폰 등 각종 할인 혜택까지 줘야해 매출은 늘지만 실익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오쇼핑의 이 같은 전략은 좌판식 영업을 통해 외형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이제는 이익 확대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초반에는 외형이 줄겠지만 결국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며 온라인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지난해 CJ몰 매출은 1,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월 평균 주문 건수는 별다른 흔들림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영업이익은 되레 개선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4·4분기 CJ몰의 영업이익은 TV홈쇼핑·카탈로그 등과는 달리 전년동기대비 33% 늘었다.

반면 CJ측은 리빙·뷰티·건강식품군을 핵심 카테고리로 정하고 상품군 강화 및 전략 마케팅에 팔을 걷어부쳤다. 지난해 리빙자체브랜드(PB)'보탬'을 론칭한 데 이어 전략 상품군의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도 고려중이다. 한때 패션 PB 명가로 군림했던 것처럼 PB확대를 통해 고품질-저비용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뜻에서다. 이와함께 홈페이지 환경 개선을 담당하는 IT서비스 인력도 2014년 상반기 대비 두 배 넘게 늘렸다. 고객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가 및 인기 상품이 가장 먼저 노출되도록 디자인 및 사용환경을 손질하자 고객들이 호응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백만 개의 상품군이 검색되는 온라인몰 특유의 '좌판 영업'을 중단하고 잘 팔리지 않는 상품과 저이윤 상품을 크게 줄여 인력과 비용을 인기·특가 상품에 집중하자 영업 개선세가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의 이 같은 대응은 소비 불황기를 맞아 온라인업계의 생존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김희원·김민정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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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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