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공공부문의 경쟁력, 신뢰와 혁신-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국가의 번영을 결정짓는 요소가 사회의 '신뢰'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회구성원 간의 불신이 경제활동에 불필요한 거래요인을 발생시켜 사회 번영을 막는다는 주장이다. 윤리와 관습·도덕이라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자본은 경쟁력을 결정짓는 조건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신뢰는 곧 정부와 기업·시민사회·언론·개인 등 구성원 간의 소통과 정직·책임감이라는 공동체 규범을 의미한다.

정책사업의 동력도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은 물론 책임자들의 정직·투명성과 같은 신뢰에서 나온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공공 부문과 사회구성원 간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높지 않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 정부와 공공 부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신뢰도는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오기도 했다.

공공 부문에 대한 신뢰는 정책사업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한다. 불신은 곧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사업과 경영활동이 투명하게 수행되지 않고 공직자들의 책임감이 높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해 있음을 말해준다. 국민들의 불신과 무관심은 바로 공공 부문의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에 대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공직사회는 생산성과 효율성보다는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주의, 경직되고 소극적인 의사결정구조에 얽매여 있었던 점이 사실이다. 수혜자인 국민과의 소통에 소극적이고 시대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 과거의 관행에 얽매인 뒤처진 경영방식과 조직문화는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정과 비리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은 불신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경영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관습을 근절하고 투명한 경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불신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길은 스마트혁신이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의사결정구조가 그 중심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 근무를 통해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경영혁신을 이루려면 협업과 공유가 의사결정구조의 기본이 돼야 한다. 전 구성원은 조직이 공감하는 비전을 토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연 근무와 수평적인 의사결정구조 같은 스마트혁신이 정착된 공공기관은 국민 참여와 토론·소통에도 유리하고 자연스레 정책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정책의 성공을 위해 공공기관이 앞장서 사회적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경영혁신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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