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日롯데 주총 완승 원리더 굳힌 신동빈] 이변 없었던 표대결… 신 회장, 호텔롯데 상장 등 역점사업 가속

신 前부회장, 파격 제안에도 지주회원 마음 못돌려

"회원들 의견 반영 안돼… 6월 정기주총에 재상정"

롯데그룹 "계속해서 기업가치 훼손 땐 법적조치"



이변은 없었다.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놓고 벌인 형제 간 대결에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이 다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겠다는 파격적인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선택했다. 이로써 이번 일본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는 외려 신동빈 회장의 확고한 경영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가 됨으로써 사실상 경영권 분쟁도 끝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털어낸 만큼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등 기업 지배구조 투명화와 롯데월드타워 완공 같은 역점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6일 일본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이 끝나자 입장자료를 내고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에서 다시 한 번 표 대결이 이뤄지더라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길 확률은 희박하다는 판단에서 '마무리'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번 주총에서 광윤사 지분을 확보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힘썼다. 관계사나 임원지주회 등 기타 지분은 확실한 신동빈 회장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겠다는 회심의 카드를 내밀었음에도 종업원지주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솔깃한 상당한 보상조건에도 종업원지주회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으로 돌아서지 않은 데는 이사장이 의결권을 대리행사하는 의사결정구조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종업원지주회는 회원이 각각 의결권을 갖지 않고 위임장을 통해 이사장이 결정하는 구조로 지금까지 이사회에 참여했다. 이사장이 경영진의 반대편에 선 적도 없었다. 이번 임시 주총 승부의 저울추가 이미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주총 패배에도 불구하고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며 "오는 6월 열릴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같은 안건을 다시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앞으로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날 임시 주총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번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롯데의 기업 가치를 훼손하거나 경영활동의 발목을 잡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갈등은 신동주 전 부회장 주변의 일부 측근을 위한 일로 더 이상의 분란 조성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경영권 분쟁의 마지막 변수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꼽힌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의 요청에 따라 법적 후견인 지정 심리를 받고 있다. 9일 열리는 후견인 지정 2차 심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인지능력을 판단할 병원을 결정하고 구체적 감정 방법·기간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신감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성년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시 한 번 타격을 입게 된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신동빈 회장 체제의 롯데그룹은 이번 임시 주총을 기점으로 그룹 역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최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이다. 호텔롯데는 1월 말 유가증권(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승인받고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 데 1개월 이상 소요돼 이르면 이달 중 상장도 가능하지만 호텔롯데는 이달 말 지난해 실적까지 확정 지은 뒤 공모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5월께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고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는 한편 일본 롯데의 한국 롯데 지배력도 희석된다. 롯데그룹은 또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제2롯데월드 건설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임진혁·박재원기자 liberal@sed.co.kr


관련기사



임진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