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수신금리는 낮추고 수수료사업 늘리고… 돌파구 찾는 은행

ISA·계좌이동제는 되레 혜택 늘려

고육책이라지만… 기존고객 불만 높아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불황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신규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근본적인 영업환경 변화와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고육지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8일부터 고객이 '인터넷 무방문 신청 서비스'를 통해 국제현금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수수료 2만5,000원을 물리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해당 방식으로 국제현금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수수료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또 지난 1일부터 사전신청을 통해 국제현금카드를 신청할 경우 기존에는 받지 않았던 수수료 5만원을 받고 있으며 영업점 방문을 통한 발급 수수료도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렸다.

씨티은행은 또 일부 수시 입출금 상품 관련 부가혜택을 다음달 11일부터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더풀 골프 통장'을 비롯한 다섯 가지 상품 가입고객에게 제공되던 타행 자동화기기(ATM) 이용 시 수수료 면제혜택을 비롯, 창구 이용 시 제공되던 각종 수수료 감면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이는 신규 가입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일부 상품의 예적금 금리를 가파르게 떨어뜨리며 수익 보전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소득 1,5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 새희망적금'의 금리를 4일부터 4.25%에서 3.0%로 1.25%포인트나 인하했다. 아울러 '신한 세(稅)테크 재형저축'의 금리 또한 기존 3.85%에서 2.85%로 낮아졌다.

지난달 예적금 상품 금리를 0.1%포인트가량 낮췄던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5일부터는 군인 대상 상품인 '나라 지킴이 적금'의 금리를 대폭 인하한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기존 4.7%에서 3.2%로 1.5%포인트 줄게 되며 월 적립한도 또한 10만원으로 낮춰 기존 20만원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달 29일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씩 일괄 인하했던 국민은행은 이달 4일에는 적금 금리 인하를 추가로 단행했다. 이에 따라 'KB창조금융적금'과 'KB말하는적금' 등 대부분 적금 상품의 금리가 0.1%포인트 하락했으며 재형저축이나 주택부금 상품의 금리는 0.2%포인트 떨어졌다.

각 은행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고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행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계좌이동제 관련 상품에는 우대금리 등을 주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각종 혜택이 축소되고 있는 기존 고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서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긴 하지만 수익성과 고객 기반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은행권 전체의 요구불예금이 지난 1년간 3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고객들도 은행을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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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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