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Hot 이슈] 바이오서 화장품·ESS까지… "불황일수록 새 먹거리 찾아야 산다"

■ 주총 안건으로 본 기업들 신사업 진출

LG·포스코·SK·두산 등 정관에 신규업종 대거 추가

삼성전자·현대차 등도 사업재편 위해 조직 수술 나서


'불황이 계속될수록 돈이 되는 새로운 사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이달 주요기업들이 정관에 있는 사업목적을 대거 뜯어고쳐 신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신제철공법인 파이넥스 등 기술 수출을 눈앞에 둔 포스코는 기술 판매업을 추가했으며 면세점 신규사업에 진출한 ㈜두산도 보세판매장업과 식음료·주류 판매업 등을 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바이오를, 롯데케미칼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처리를 사업목적에 새겨 넣는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할 때 정관 변경에 나선다는 점에서 이 기업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결실을 거둘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주총을 여는 포스코는 사업목적에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추가한다. 포스코의 이번 정관 변경은 지난 1992년 연구를 시작해 2007년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 기술 수출이 임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이넥스는 기존 용광로공법에서 철 가루를 뭉치는 중간 과정을 생략해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낮추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13년 이후부터 중국 충칭강철집단(중강)을 시작으로 이란과 인도 등지에서 각각 양해각서(MOU)와 합작협약(MOA) 등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계까지 수출 협상이 이뤄졌지만 아직 현실화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과 이란 등지에서 파이넥스 수출이 급물살을 타면서 정관에까지 기술판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넥스와 더불어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철강재를 얇게 펴는 압연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압축연속주조 압연설비(CEM) 기술 수출도 가시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은 25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동대문 두타 면세점에 필요한 보세판매장업, 식음료·주류 판매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두산 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중 문을 열 예정으로 그간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산업재 중심의 산업구조를 짰던 두산의 새로운 현금 창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총에 이어지는 이사회에서 새롭게 두산그룹 총수에 오를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이 면세점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만큼 면세점 사업은 두산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총을 여는 LG화학은 농약과 비료 등 유기·무기화학공업제품 등의 제조와 가공·매매 등 사업을 비롯한 18개 목적을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부회장)는 4일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너지·물 ·바이오를 중장기적인 새 먹거리로 꼽았다"고 밝혔다. 이번 정관에 새로 추가되는 사업들은 바이오 사업과 밀접하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하는 대로 종자 등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ESS와 수처리 사업을 위해 전기공사업·환경전문공사업과 환경시설운영관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ESS사업의 실증 단계를 진행 중이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또 삼성SDI의 수처리 멤브레인(분리막) 사업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수처리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SKC는 화장품사업을 더했다. SKC는 자체적으로 화장품 원료를 만들고 있으며 자회사 바이오랜드를 통해 천연제품에서 추출한 화장품 원료를 만들고 있다. SKC는 이 같은 사업기반을 더해 바이오헬스케어(BHC)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전자와 자동차 업계는 이번에 사업목적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곳은 없지만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데 힘을 더 쏟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는 올 들어 스마트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도 VC사업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LG화학·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6월에 전기차 '아이오닉'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 부문 강화를 위해 최근 SK와 LG·포스코ICT 등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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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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