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

[단독] '펀드+리츠 드림팀' 이지스-마스턴 뭉쳤다

이지스, 마스턴지분 3분의1인수… 양사 자산규모 10조

리츠-펀드 동반성장 여건 마련 "간접투자 활성화 기대"



부동산 펀드(REF)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과 리츠(REITs)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힘을 합친다. 리츠와 펀드 등 다양한 성격의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결합으로 보인다.

8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는 최근 마스턴 지분 약 3분의1(35%)을 취득했다. 이지스와 마스턴은 각 분야에서 업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자산운용사이다. 양사의 총 운용자산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이지스 관계자는 "이지스는 리츠에 대한 필요성을, 마스턴은 부동산펀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보다 같이 손을 잡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지스는 최근 들어 일반 개인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상품 출시를 고민해왔으며, 마스턴의 경우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을 검토해왔다.

현재 국내 시장은 리츠와 부동산 펀드의 구분이 모호한 상태다. 둘 모두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비슷한 성격의 자산을 사들이는 등 사실상 경쟁 구도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해외의 경우 리츠는 개인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부동산 펀드는 기관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영역이 나눠져 있다. 싱가포르·호주 등 한국보다 부동산금융 시장이 발달한 국가의 부동산자산운용사들도 리츠와 부동산 펀드를 같이 운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에이알에이(ARA), 호주의 차터홀(Charter Hall) 등이 대표적이다.

이지스와 마스턴의 결합은 리츠와 부동산 펀드를 같이 운용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결합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성장이 정체된 리츠 업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공모 상장을 활성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에서도 장기적으로 리츠와 부동산 펀드 시장이 이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성격의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잇따라 등장할 경우 펀드와 리츠가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 속에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턴 관계자는 "그간 각각의 영역에서 업력을 쌓아온 양사 모두 최근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며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의 판을 바꾸고 키우기 위해 양사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창하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리츠는 대형화와 영속형을 통해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펀드는 기관들이 주로 투자하는 단기 운용 형태로 자산 운용의 성격과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앞으로 이지스와 마스턴이 이러한 역할을 해준다면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결합으로 이지스와 마스턴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국계 투자가는 "상황에 따라 리츠로 투자를 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고, 펀드를 활용하는 게 좋을 때도 있다"며 "운용사가 여러 투자 수단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같이 일을 하는 게 편해진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