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뜬구름 잡는' 기준, 與 공천학살 논란 부채질

"총체적 국가위기 대처·예방… 과학기술시대 맞는 사람 선출"

이한구 위원장 공천 기준에 비박계 "할말이 없다" 비판

2차명단서 비박 다수 포함땐 집단적 반발사태 벌어질 수도

개혁 앞에서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대처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

"세계화 이해가 충분히 되고 과학기술 경쟁 시대에 걸맞은 사람"

"문화창달을 많이 해야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시한 공천기준이다.

여당의 4·13 총선 공천 관련 2차 발표를 하루 앞두고 '공천학살' 논란이 뜨겁자 "현역들 중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공천기준을 제시했다.

곧바로 '뜬구름 잡는 공천기준'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그러한 기준이 컷오프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어이가 없고 할 말도 없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기준은) 당헌·당규에도 없는 얘기"라며 "전략공천이나 우선추천이겠지…"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두 가지 기준을 갖고 무조건 (현역 의원을) 잘라내고 (정치신인을) 더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라며 "앞으로 (공천과 관련해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객관적인 잣대 없이 세계화에 대한 이해와 과학기술 능력, 문화창달 능력 같은 추상적인 기준으로 컷오프된 의원들은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이날 "국가의 재목은 시대가 필요할 때 달라지는 것"이라며 현역 물갈이 의지를 밝혀 논란을 더욱 키웠다. 9일 발표될 2차 공천명단에서 비박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잘려나간다면 집단 반발 사태가 벌어지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고 정면돌파를 선택할 태세다. 이 위원장은 공천 관련 2차 발표 전에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대표에게 사전 통보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차 공천발표와 관련해 이 위원장이 최고위원회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그걸 왜 사전에 통보하느냐"고 되묻고는 "(사전 통보 원칙이) 당헌·당규에 있느냐"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전경석기자 kada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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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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