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환노출 해외펀드 뜨지만… "기대 만큼 위험크다"

달러·엔화 강세 전망에 관심 쑥

美·日 주식펀드 플러스 수익률… 마이너스 기록 환헤지와 대조

"개인 투자자 환율 예측 어려워" 전문가들 환차익 노린 투자 경고

"이머징마켓선 환헤지가 유리해"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출시와 함께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환노출 상품(환헤지를 하지 않는 상품)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환노출 상품의 수익률이 좋았던 데다 달러·엔화 가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노린 환노출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펀드 수익률(8일 기준)은 지난 1년간 환노출 상품이 4.32%, 환헤지 상품이 -5.3%를 기록했다. 일본 주식형펀드도 1년 동안 환노출 상품과 환헤지 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0.93%, -10.6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유럽·중국 주식형 펀드 역시 비슷한 추세를 기록했다. 환노출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차익이나 손실을 그대로 수익률에 반영하는 상품을 뜻한다. 환헤지는 반대로 환율을 영향을 제외하고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펀드 중 환헤지와 환노출의 비율은 약 9대1이었지만 "최근에는 달러·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펀드 판매 현장에서도 환노출을 권유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여기가 세금도 환노출에 유리하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환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환헤지로 발생하는 차익은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노출에 과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우선 개인 투자자가 환율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환차익보다는 증시 상승으로 인한 수익에 기대를 걸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미국·일본처럼 통화 강세가 예상되는 선진국이라면 환노출 전략이 먹힐 수 있지만 이머징마켓에서는 환율 리스크가 큰 만큼 환헤지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머징마켓은 해당 국가의 경제 성장과는 별개로 외부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변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환헤지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를 결심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장순모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부장은 "단기 투자라면 환율 움직임이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환헤지가 낫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환율 예측 자체가 의미 없다는 이야기다.

해외채권의 100% 환노출을 선택한 국민연금 따라 하기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국민연금처럼 움직일 수도, 움직여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현재 100%인 해외채권 환헤지 비율을 오는 2017년 말 50%, 2018년 말 0%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앞서 2014년에는 해외 주식과 해외 대체투자의 환헤지 비율을 0%로 낮춘 바 있다. 환율 변동보다 주식·부동산 가치의 변동 폭이 더 큰 상황에서 환헤지가 비용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펀드 영업직원들도 환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환율 변동에 섣부른 기대감을 갖기보다 자신이 얼마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해당 국가의 자산 가치가 얼마나 증대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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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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