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개도국 빈민 돕고 글로벌 진출, 두 토끼 잡아요"

■ 사회적기업서 수익모델 찾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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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왼쪽 두번째) 오비츠코리아 대표와 직원들이 직접 개발한 초소형 휴대용 검안기를 가지고 성능을 테스트 하고 있다. /사진제공=오비츠코리아

노을, 기존 감염진단 키트보다 비용 싸고 성능 UP 기술 개발

수억명 시력장애 노출 착안… 오비츠, 초소형 검안기 발명

국제문제 해결 고민하다 창업… NGO·개도국 정부 등과 계약

수익성도 갖춰 해외로 눈돌려


최근 들어 창업 활성화로 스타트업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 개발이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사업 초기 단계부터 빈곤국 등의 사회문제와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적 문제 해결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기업들은 국제기구나 비정부기구(NGO) 단체, 개도국 정부 등과 계약을 맺는 방식의 비즈니스모델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과 국제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 몰이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노을은 기존 말라리아 진단 키트보다 진단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성능을 개선시킨 기술을 개발하고 1차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 키트는 모바일 기기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말라리아 이외에 결핵, 메르스 등 다른 질환과 관련된 진단 키트도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감염 질환 진단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기존 말라리아 진단은 현미경 진단법과 신속 키트 진단법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거나 결과가 부정확해 개발도상국에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동 창업자인 이동영 노을 대표는 서울대학교 바이오메디컬 연구원 출신으로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1년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 3세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동창 2명과 함께 창업을 했다. 노을은 지난해 해외 봉사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창의적 가치창출 프로그램(CTS)에 선발돼 3억원의 펀딩을 받아 본격적으로 시제품 개발에 나섰고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국제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분야는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라 관련 연구가 많이 되지 않았다"며 "실제 제품이 나오게 되면 진단을 하는데 1달러도 들지 않을 정도로 가격을 책정해 우리가 가진 기술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서 수익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고 WHO 등 국제 NGO를 통해 계약을 따내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비츠코리아도 개발도상국에서 제대로 된 정기 눈 검사를 받지 못해 전 세계 3억명의 인구가 시력장애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초소형 휴대용 검안기를 개발했다. 오비츠코리아가 개발한 검안기기는 어느 장소에서나 단 1초면 시력검사가 가능하다. 기존 검안기의 경우 30초에서 1분이 걸리는 것에 비해 크게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또 기존기기가 측정하지 못하는 40여개 분야의 시각 정보를 한번에 측정할 수 있어 기존 검안기가 잡아낼 수 없는 녹내장과 안압, 각막 등 각종 안과 질병도 진단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김종윤 오비츠코리아 대표는 2013년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광공학연구소에서 창업을 시작해 2014년에 미국 엔젤투자를 받을 수 있었고 지난해에는 국내 벤처캐피털과 중소기업청의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와 지원을 받았다. 김 대표는 "로체스터 연구소에서 관련 제품을 개발하면서 비싼 기계로는 소외계층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하면 이 서비스를 나눠줄 수 있을까 고민해 창업을 하게 됐다"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등록을 마쳤고 올해 안에 미국과 한국에서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도상국에 직접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환경 문제에 주목하며 작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오르그닷은 환경과 노동 문제에 주목해 윤리적 패션 생태계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꼬마농부는 커피찌꺼기로 버섯농사를 지을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해 환경과 생태, 먹거리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션을 가진 소셜벤처에 투자하고 있는 소풍(Sopoong)의 한상엽 대표는 "최근 들어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의 문제를 창업이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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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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