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식품업계 멍키바를 건너라] '한끼 때우기'서 '근사한 요리'로… 간편식 '2조 식탁 전쟁' 후끈

<5·끝> 세상에 없던 가정간편식

먹방 열풍에 '혼밥족' 급증… 경기침체에도 나홀로 성장

한식뷔페·온라인몰 개설 등 업계 시장 선점경쟁 가열


먹방·쿡방 등의 열풍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사회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간편식 시장을 선점하려는 식품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기존 간편식이 아쉬운 대로 한 끼를 때우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근사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1인가구와 혼밥족(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도 간편식 시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다.

가정간편식은 '가정 음식을 대체할 만한 식사'로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만으로도 조리가 가능한 식품이다. △식재료를 요리하기 편리하게 씻은 'RTP(Ready to Prepared)' △냉동만두·냉동돈가스·양념갈비 등 조리해 먹을 수 있는 'RTC(Ready to Cook)' △즉석밥·즉석죽·즉석국 등 데워 먹을 수 있는 'RTH(Ready to Heat)' △밑반찬·나물·샐러드 등 바로 먹을 수 있는 'RTE(Ready to Eat)' 등이 대표적이다.

간편식 후발주자에서 대표주자로 부상한 신세계푸드는 가격보다는 맛에 초점을 맞춘 '피코크'로 승부수를 띄웠다. 피코크는 신세계푸드와 이마트가 공동 기획한 자체 브랜드로 신세계푸드는 피코크 제품의 30%를 만든다. 지난 2013년 론칭 당시 280개였던 제품 수가 지난해 800여개로 늘어난데다 출시 첫해 34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30억원까지 증가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PB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지만 가격보다는 맛을 강조한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에 통했다는 얘기다.

피코크를 통해 식품제조 노하우를 쌓은 신세계푸드는 올 초 한식뷔페인 '올반'의 영역을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넓히며 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신세계홈쇼핑을 통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물론 편의점까지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햇반'으로 즉석밥 시장을 개척한 CJ제일제당은 '햇반 컵반'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국밥과 덮밥·비빔밥 등 다양한 형태의 햇반 컵반은 지난해 4월 출시와 동시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제품 출시에 앞서 사전 시장조사에서 적극적으로 고객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한 덕분이다. 햇반 컵반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커리덮밥과 짜장덮밥까지 내놓으며 가정간편식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상 청정원도 일찌감치 가정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골곰탕국밥' '콩나물해장국밥' '나가사키식짬뽕밥' '상하이식짬뽕밥' 등 컵국밥 4종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밥을 바람에 빠르게 건조시킨 후 고온에서 로스팅한 첨단 쌀 가공법을 적용해 식감을 살리고 제품별 칼로리도 낮춰 부담 없이 한끼를 즐길 수 있다.

동원F&B는 온라인 가정간편식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반'과 '쎈쿡' 브랜드로 즉석죽·즉석밥 제품을 선보인 동원은 이달 가정간편식 전문 온라인몰인 '차림'을 오픈하고 맞춤형 배달시장 선점에 나섰다. 차림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개발한 건강식과 반조리식·완전조리식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정기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원F&B는 차림을 통해 내년까지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3분 시리즈'로 레토르트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 잡은 오뚜기도 최근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3분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슈퍼푸드로 주목받는 렌틸콩을 넣은 '3분 렌틸카레'와 '3분 렌틸짜장'에 이어 강황 함량을 기존 카레 제품 대비 54.4% 높인 '3분 백세카레' 등이 대표적이다.

주요 식품업체가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포화상태인 다른 제품군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라면 제외)은 2010년 7,74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9,500억원으로 늘었고 2014년 1조3,000억원, 지난해 1조7,000억원 등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로 식품업계가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가정간편식은 나 홀로 성장하며 올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은 CJ제일제당 햇반팀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1인가구 및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생활습관의 변화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가정간편식 시장의 중요성을 파악한 식품업체뿐 아니라 대형마트들도 자체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가정간편식 신제품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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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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