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풀리고 속이고… 도넘은 TV홈쇼핑 소비자 우롱

TV홈쇼핑의 허위·과장광고가 도를 넘어섰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9~10월 TV홈쇼핑 6개사 방송 100개를 조사한 결과 70%(70개)가 '방송사상 최저가' '단 한번도 없던 초특가' '방송 종료 후 가격환원' 등의 표현을 썼지만 이의 82.9%(58개)가 거짓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방송 후에도 해당 회사 인터넷쇼핑몰에서 똑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거나 다른 쇼핑몰의 판매가격이 더 저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6개 TV홈쇼핑 업체와 제휴한 일부 모바일앱은 가격까지 눈속임했다. 일시불·자동주문 등 특정 할인조건이 모두 적용된 최저가를 실제 판매가처럼 표시하거나 적립금을 할인혜택에 포함해 최종판매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 황당한 것은 상품의 효능을 속이는 경우도 10개 중 4개(39%)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 홈쇼핑 업체는 정수기를 팔면서 '중금속 100% 제거'라고 광고했지만 이 정수기에는 아예 중금속 제거 기능이 없었다.

이런 허위·과장광고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TV홈쇼핑 피해로 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2012년 425건에서 지난해에는 1,301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 597건)보다 2배나 폭증했다. TV홈쇼핑의 영업환경 악화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과장·허위광고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이런 광고가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국내 TV 홈쇼핑 시장은 취급액 기준으로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거대시장이다. 그런데도 허위·과장광고가 판치는 것은 그만큼 심의·제재기능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가짜 백수오 홍역을 치렀는데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더 이상 자율기능을 촉구할 게 아니라 과징금을 대폭 올리는 등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는 엄한 벌로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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