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삼성重·한국GM 노사 맞손, 반짝 협력 그쳐선 안돼

어려운 경영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측과 빈번하게 갈등을 빚어온 그동안의 노조 행태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한국GM 노사는 얼마 전 판매확대를 위해 '노사판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한다. 특히 노조가 회사 측에 판매증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차가 팔려야 회사가 있고 노조의 존재이유도 있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경영진도 이를 전폭 수용해 노사가 판매를 늘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달 초에는 삼성중공업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의 주요 간부진이 영업맨을 자처하고 나섰다. 위원장과 대의원 등이 팀을 꾸려 거제도에 나와 있는 해외 선주사 사무실을 돌며 선박 주문을 요청한 바 있다. 조선사 노조 대표들이 선주사를 직접 찾은 게 처음이라니 놀랍기까지 하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노사화합으로 탄생한 '티볼리 돌풍'에 힘입어 기나긴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투쟁만능주의에 빠진 강성 노조가 회사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을 보면 불황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실감 난다. 국내 자동차·조선업계는 판매·수주 부진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배경이야 어떻든 노조의 태도변화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노조가 정말로 변했다고는 믿기 힘들다. 불황기에만 반짝 사측에 협조하다가 사정이 나아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하는 경우가 빈번하지 않았는가. 최근의 변신 움직임에 진정성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고통분담과 기득권 내려놓기의 결단을 내린 핀란드 노조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헬싱키타임스에 따르면 핀란드 최대 노조인 핀란드노동조합연맹(SAK)은 엊그제 임금을 깎고 근로시간을 늘리는 내용의 사회적 대타협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정도 돼야 지속 가능한 노사협력이 이뤄지고 귀족노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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