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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대 알파고]대국 중반 '이세돌식 흔들기’ 살아났다 ..알파고 의표 찌르기에 맞선 과감한 승부 바둑

흑돌 초반부터 적극적 근접전으로 백돌 흐름 차단 나서

판세 '복잡성' 높여서 '단순성' 쫓는 알파고 기풍 저지

좌변서 시작한 싸움 70수 중반대부터 우변 하단으로 확전

집수로는 알파고 유리하지만 이세돌 흔들기가 승부 변수

바둑의 신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가 12일 오후 1시부터 2시간여째 펼치고 있는 세번째 대국은 ‘모호성’과 ‘확실성’의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세돌은 되도록 복잡한 바둑으로 판세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석을 그려갔다. 이세돌의 흑돌은 초반 좌상변을 중심으로 한 국지전에 집중하며 알파고의 백돌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끊어가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근접전은 대국의 전체적인 ‘큰 그림’을 바탕으로 경우의 수를 줄여가며 계산 가능한 시나리오를 단순화해 확실성을 높이려는 알파고 특유의 기풍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복잡성, 모호성의 근접전은 대국 초반 좌상변에 이어 좌하변으로 확전됐다가 70수대 중반부터는 우하변으로까지 번졌다. 일종의 흔들기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에는 찾기 힘든 의표를 찌르며 맞대응을 펼쳐 집의 수에선 이세돌보다 우위에 서기는 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특유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 1국, 2국때에는 보기 힘들었던 이세돌식 바둑이 살아난 것이다. 이를 놓고 해설가들은 “과감한 승부수”라고 감탄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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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좌변은 대체적으로 알파고가 다소 유리한 상황에서 거의 굳힌 상태다. 오후 3시27분 현재 백돌은 40여집, 흑돌은 30여집 정도 난 상태다. 따라서 중반부터 본격화한 우하변의 싸움에서 이세돌의 흔들기가 어떤 효과를 보일지가 이번 대국의 승부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수는 시간이다. 80여수째에 이른 현재 이세돌의 남은 시간은 약 30분, 알파고는 1분 8분 가량이다.

한편 이번 대국은 백돌을 두는 기사에게 덤으로 7집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둑에선 선수를 놓는 흑돌측 기사가 유리하므로 백돌측 기사에게 핸디캡을 만회해주기 위한 중국식 규칙을 적용한 경기다. 알파고의 바둑 프로그램은 중국식 규칙을 기준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이 같이 방식이 적용됐다. 이날 반상의 승부는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 3국의 형식으로 개시된 상태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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