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은행 해외진출 환율의 역습] 이번주 미·일·영 통화회의 줄줄이… 기업 "환리스크 커지나" 전전긍긍

원·달러 환율 일중 변동폭 3월 10원26전까지 확대

환변동보험 가입 늘었지만 10곳 중 6곳은 '사각지대'

환헤지 상품가입 기업도 환율 급등에 손실 커져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수출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주에는 일본·미국·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회의가 잇따라 열려 환 리스크를 관리하는 수출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원40전 내린 1,193원10전에 마감했다. 한 달여 만에 1,100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향방은 전문가들조차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널뛰기가 심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8거래일간 일중 변동 폭은 10원26전에 달한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1월(5원70전) 이후 변동 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시장이 더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나온 실업률·물가 등 주요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된다는 점이 부담이다. 회의 직후 열리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행(BOJ)은 15일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리며 영국중앙은행(BOE)은 17일 통화정책위원회(MPC)가 예정돼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와 마크 카니 BOE 총재 모두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수출부진에 환 변동 위험까지 커지면서 기업이 느끼는 이중고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635억원이었던 중소·중견기업의 무역보험공사 환변동보험 이용 실적은 1월 1,872억원, 2월 2,544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환변동보험 가입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수출입 중소기업 전체로 보면 여전히 미미하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출입 중소기업 중에서 환 리스크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56%(2월 기준)로 절반 이상이었다. 열에 여섯은 환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셈이다.

환 리스크 방어책이 있는 기업도 문제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환 헤지를 위해 가입한 통화파생상품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2008년 키코(KIKO·Knock-in Knock-out) 사태가 대표적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7조원 규모의 '목표수익 조기상환 선물환(TRF·Target redemption Forward)' 조사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도 약세 전망이 대세였는데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강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라는 강세 요인이 있음에도 글로벌 요인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중소기업은 환율이 오르내리는 데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그만큼 관리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유진·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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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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