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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VS알파고… 15일 마지막 대국] '흔들기 묘수'가 승부 가른다

착점 간 승률 비슷할땐 알파고 판단력 흐려져

이세돌 정확한 타이밍에 약점 파고들어야 승산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 간 '세기의 대국' 마지막 결전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15일 펼쳐진다. 프로 바둑 기사를 능가하는 치밀한 수법으로 이 9단을 3연패까지 몰고 간 알파고와 끈질긴 집념으로 알파고의 약점을 결국 간파해낸 이 9단이 어떤 '바둑 예술'을 그려낼지에 국내는 물론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5국에서 누가 연속적으로 '예상외의 묘수'를 이어가는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알파고가 지난 4국에서 '학습하지 못한' 수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두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4국에서 이 9단이 '신의 한 수'라고 불리는 78수를 두자 알파고가 쉽게 계산을 하지 못했다"며 "이는 각 착수점 간 확률이 비슷해지면 판단을 제대로 못 내리는 AI의 한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파고는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신경망 모사조직을 통해 착점 후보를 가리고 착점 간 승률을 계산한 뒤 '착수'를 한다. 그런데 각 착점의 승률이 비슷해지면 계산 실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이 9단이 '알파고가 흑을 잡으면 실력발휘를 잘 못한다'고 한 것도 먼저 형세를 계산하고 시작을 해야 하는 흑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어느 쪽이 '묘수'를 얼마나 잘, 적확한 타이밍에 던지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추형석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둑은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알파고의 경우의 수 계산으로도 파악이 어려운 수법이 분명 있다"며 "알파고가 이를 극복할지, 이 9단이 파고들지에 내일 승부가 갈릴 것. 반반의 확률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알파고는 바둑을 잘 두는 기계일 뿐 결국 인간의 직관은 모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승률이 유사한 경우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한 것이 앞으로 AI가 의료나 금융·법률 분야에 적용될 경우 AI의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형 KAIST 인공지능연구실 명예교수는 "AI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에 이 9단이 이 점을 발견해낸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모든 상황에서 다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AI의 의사결정에만 기대면 위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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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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